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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후 8시 5분 민권운동가였던 고(故) 존 루이스 전 민주당 하원의원(조지아)의 말을 인용하며 연설을 마쳤다. 그는 루이스 전 의원에 대해 “그는 우리에게 나아가서 ‘좋은 소란, 꼭 필요한 소란’을 일으켜 이 나라의 영혼을 구하라고 말했다”면서 “이제 여러분이 그 꿈을 되살리길 바란다. 미국에서 우리는 담대해지자”고 말했다.
부커 의원은 25시간 넘게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며 작심 비판했다. 그는 “오늘 제 노력만으로는 그들이 하려는 일을 막을 수 없지만 국민은 강하다”면서 의료보험, 교육, 이민, 국가안보 등에 각각 초점을 맞춰 트럼프 행정부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부커 의원은 이번 연설이 단순한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현재 미국이 중대한 전환점에 놓여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건 정당의 문제가 아닌 옳고 그름의 문제이자 도덕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부커 의원은 몇 주 전부터 이 마라톤 연설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사무실에 따르면 부커 의원은 인종 격리 정책을 지지한 서먼드 당시 의원의 상원 최장 연설 기록에 대해 오래 전부터 불편함을 토로했다. 서먼드 당시 의원은 오렌지 주스와 소고기, 호밀빵 등을 먹으며 연설을 했지만, 부커 의원은 연설 중 음식을 먹지 않았으며 물 두 잔만 연단 앞에 놓여 있었다. 그는 화장실도 가지 않았으며, 때때로 동료 민주당 의원들의 질문을 듣는 동안 연설을 잠시 멈췄다.
부커 의원의 연설은 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인 필리버스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연설은 트럼프 행정부의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철회하기 위한 민주당 주도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냈다고 NYT는 전했다.
백악관은 부커 의원의 연설을 일축했다. 해리슨 필즈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그가 과거 브렛 캐버노 대법관 인준 청문회에서 했던 발언을 빗대어 “그는 ‘나는 스파르타쿠스‘라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그저 패러디에 불과하다”면서 “그는 자신이 영웅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