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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박 장관은 영화 ‘자산어보’를 인용하며 검찰의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영화에서 정약전은 흑산도 어부 창대에게 ‘질문이 곧 공부다. 외우기만 한 공부가 이 나라를 망쳤다’고 일갈한다”며 “세상이 변했고, 우리 국민이 그 변화를 이끌고 있다. 검찰만 예외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간 언론은 권력자와 기업인을 구속시키고 사회적 관심을 받는 사건을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검사들만 조명해 왔다. 박제된 검찰 역할에 대해 배짱 있게 질문을 던져야 할 때다”며 “검찰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검사들만이 스스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수부 검사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형사부·공판부 검사의 중요성도 짚었다. 박 장관은 “언성 히어로(unsung hero)라는 말이 있다. 주목받진 못하지만 해야 할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이들이 있기에 팀은 승리하고 존속한다”면서 “형사부·공판부 검사가 있기에 검찰은 유지되고 온전한 법 집행이 가능하다. 이들이 헌신한 만큼 인정받고 주목받는 분위기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그간 수차례 강조해온 인권보호관으로서의 검사 역할도 재차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인권은 우리 사회가 함께 지켜내야 하는 가장 고귀한 가치다”며 “법은 약자의 눈을 닦아주는 따뜻한 손길, 힘없는 이들을 보호하는 든든한 울타리가 돼야 한다. 인권친화적 법 집행과 제도가 정착될 때 검찰 개혁은 물론 우리 사회의 자유·정의·평화가 완성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박 장관은 절제된 검찰권 행사도 당부했다. 박 장관은 “검찰의 ‘사법통제관’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며 “위법한 수사, 그릇되고 과도한 법집행에 대해서 망설임 없이 단호하게 대처하는 동시에, 절제되고 올바른 검찰권이 행사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날 임명된 신임검사 73명은 법무연수원에서 9개월 가량 교육·훈련을 마친 뒤, 일선 검찰청에 배치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공인회계사, 치과의사, 경찰관 경력자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 경험자를 선발했다”며 “검찰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검찰 조직 문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무부는 향후 신임검사 신규임용 일정에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정규 학사 일정과 신규 임용 일정이 겹치는 측면을 최소화해 선발 일정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고, 전형단계를 현 4단계에서 2단계로 간소화해 지원자들의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차기 검찰총장 제청 시점에 대해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