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신장 제품 불매 논란…휠라차이나, BCI 탈퇴 의사 밝혀

김민정 기자I 2021.03.26 13:25:28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중국에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패션브랜드 H&M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중국 서부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강제 노동에 우려를 표하며 과거 신장에서 생산한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을 트집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휠라차이나가 낸 입장문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휠라 차이나 웨이보 캡쳐)
휠라차이나는 25일(이하 현지시간)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휠라차이나는 신장에서 생산된 목화를 포함해 중국 내에서 생산되는 목화를 지속적으로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며 “대표 원단의 원료가 신장에서 생산된 면”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휠라차이나는 BCI(Better Cotton Initiative) 탈퇴 절차를 밟고 있다”며 “이전처럼 많은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고급 패션 스포츠 의류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휠라차이나 BCI 탈퇴’라는 글이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오르는 등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BCI는 2009년 설립된 비영리 조직으로 ‘지속가능한 면화 생산’이라는 목표에 따라 면화 재배시 독한 농약과 살충제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부당한 노동력과 아동 노동을 방지하며 원면의 공급사슬의 투명성을 증진하는 것을 취지로 삼고 있다. 이에 BCI에 가입된 글로벌 패션 브랜드 나이키, 아디다스, 갭 등은 BCI가 인증한 원면의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BCI는 지난해 3월부터 신장에서 생산되는 원면에 대한 허가증을 발급해 준 적이 없다.

(사진=AFPBNews)
H&M은 지난해 9월 성명에서 “신장의 강제노동과 소수민족 차별 관련 보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면화를 구매하는 것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성명 후 반년 넘도록 중국 내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지난 22일 유럽연합(EU)과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이 신장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이유로 중국 인사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자 중국 소비자들의 분노는 H&M으로 향했다.

이에 지난 24일 H&M이 중국의 인권 탄압에 반대하며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면화 불매를 선언하자 중국에서는 더욱 거센 반발이 일었다.

H&M은 성명에서 신장 내 강제 노동과 종교 차별 의혹 등을 거론하면서 향후 신장 내 어떤 의류 제조공장과도 협력하지 않고 이 지역에서 제품과 원자재도 공급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H&M의 이같은 발표에 중국인들은 반발하고 나섰고, 급기야 중국 내 주요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H&M 상품 판매가 중단됐다. 아울러 지도 앱에서도 H&M 매장이나 쇼핑몰 위치가 표시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공산주의 청년단(공청단)은 이날 웨이보에 “신장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벌고 싶은가”라며 H&M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후 H&M 모델이었던 f(x) 빅토리아는 해당 논란이 불거지자 계약을 파기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내에서는 H&M 뿐만 아니라 나이키, 푸마, 아디다스, 갭, 뉴밸런스 등 BCI 회원사 불매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중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브랜드 안타(安踏) 등 10여 개 중국 기업들은 신장자치구 원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안타는 최근 BCI 퇴출을 선언했다. 또 다른 중국 스포츠 브랜드인 리닝(李寧)은 자사는 BCI에 가입하지 않았고, 신장자치구에서 사용된 제품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에도 휠라차이나에서 이런 결정을 내리자 네티즌들은 “주 고객이 중국인 줄은 알겠으나 너무하네”, “앞으로 한국에서 휠라 보고 싶지 않다”, “바로 어제 휠라 가서 신발 샀는데...대실망”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네티즌들은 “중국 기업의 결정으로 괜한 한국 기업 피해 걱정된다”, “휠라차이나의 입장이지 휠라코리아나 휠라 그룹 전체 입장에 반하는 거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이면서 안타까워했다. 휠라차이나는 중국 현지 기업 안타에서 85%, 휠라코리아가 15% 지분을 가진 현지 법인으로, 중국 내 실질적인 운영은 중국 안타가 주도하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