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근기자] SK텔레콤(017670)이 중국 2대 이동통신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의 전환사채(CB) 인수로 중국 이동통신 시장 직접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올연말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고 외국인 지분투자 한도가 올라가면 추가 지분 인수도 고려하고 있다.
서진우 SK텔레콤 신규사업부문장(전무)은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차이나유니콤 CB 인수는 SK텔레콤이 중국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지분 투자 차원이 아니라 실질적인 중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것이다.
서 전무는 또 "올 연말 외국인 지분 제한이 완화되면 추가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CB 인수는 결말이 아닌 과정"이라며 "추가 투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전무는 "중국의 3세대 이동통신사업자 선정과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추가 지분 투자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서 전무와의 일문일답.
-이번 차이나유니콤 CB 인수의 의의는.
▲CB 인수는 단순한 지분투자가 아니라 실질적 사업 협력이 목적이다. CDMA 분야를 중심으로 전략적 제휴를 맺고 단말기 공동 구매, 부가서비스 및 플랫폼 공동개발 등에서 협력할 방침이다. 경영진 협의체를 구성해 양사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시장이다. 가입자가 4억명에 달한다. 앞으로도 두자리 성장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이 차이나유니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CB를 인수함으로써 글로벌 경쟁의 최대 격전지인 중국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차이나유니콤과 제휴 중 `CDMA 분야 상호배타적 원칙`의 의미는?
▲차이나유니콤이 사업자간 협력에서 SK텔레콤을 선정했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이 CDMA 분야에서 차이나유니콤과 협력하면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게 된다. 기간은 18개월이다. 이 기간동안 양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차이나유니콤이 3세대 이동통신 사업권을 받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차이나유니콤은 3세대 사업권을 받을 것이다. 중국 정부가 오는 2008년 북경 올림픽까지 3세대 상용화를 발표했다. 그 일정에 맞춰 추진될 것이다. 그 자체에 대한 걱정을 하진 않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리스크 최소화할 수 있는 CB 인수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차이나유니콤과 단말기 공동 구매를 추진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향후 수백만대 정도의 물량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공동 구매로 양사가 10%만 절감할 수 있어도 상당한 이익이다.
-투자 규모가 1조원에 가깝다. CB 인수지만 여전히 리스크가 있다.
▲이번 CB 인수는 재무적으로도 좋은 조건이다. 이런 부분까지 검토하고 제휴를 체결했다. 상호배타적 원칙이 적용되는 기간이 18개월이다. 그동안 다음 단계로 가는 방법을 도출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을 때 주식전환을 포기하고 빠져 나올 수도 있다.
-외국인 지분 한도가 완화되면 추가 지분 인수가 가능한가.
▲추가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번 제휴와 CB 인수는 중간 과정이다. 하지만 3세대 이동통신 상황, 구조조정 가능성, 추가 투자 조건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추가 지분 인수를 추진하진 않을 것이다.
-차이나유니콤과 CB 인수 논의 과정에서 이견은 없었나.
▲큰 이견은 없었다. 중국 법체제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CB 인수였다. 올해말이면 시장 개방이 되지만 그전에 직접 투자를 하는 건 여러가지로 불편하다.
-이번 중국 진출이 국내 IT 업계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SK텔레콤이 해외 나갈 때는 SK텔레콤 한 회사가 아닌 그동안 집약된 대한민국의 사업역량과 기술이 함께 나가는 것이다. 미국에 힐리오가 진출할 때 약 40여개 콘텐트, 솔루션 업체들이 작업했다. 이동통신망을 임대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차이나유니콤의 자체 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국내 IT 업계의 해외 진출에 더욱 큰 영향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