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中, 러시아 무기생산에 필요한 부품 수출”

정다슬 기자I 2024.07.24 11:34:25

벨라루스 반정부 단체 통해 입수한 내부 거래 자료
''미·영 제재'' 벨라루스 군수기업, 러시아·중국 등과 거래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주석이 6월 3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러시아 스푸티니크 통신)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중국의 기계부품 회사가 러시아 무기생산에 필수적인 정밀부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24일 일본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닛케이)가 보도했다. 중국은 러시아 무기 공급을 부인하고 있다.

닛케이가 벨라루스 반정부 단체인 ‘벨폴’을 통해 입수한 내부 거래기록 자료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이 군수기업이 2023년 미국과 영국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후에도 전차 등 무기 조준기에 사용되는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계약서 등에 의하면 중국 기계부품회사 ‘광동녹색기술’(廣東綠循科技)은 2023년 12월 1일 벨라루스 군수기업 ‘BelOMO’로부터 ‘LAD-21T’ 관련 부품 3000유닛을 수주받았다. 이 장치는 목표에 레이저를 조사하가 위한 레이저유도폭탄이나 미사일 등에 사용된다. 대금은 위안화로 결제됐으며 러시아국영VTB은행의 상하이지점이 관여했다.

BelOMO는 지난 2023년 12월 5일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했다는 이유로 미국 제재대상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광동녹색기술과 BelOMO는 거래를 지속했다. 2024년 2월 16일에도 555만 8800위안(10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

천진시에 본사가 있는 총더우주항공기술(崇德宇航科技)도 2월 1일 BeIOMO의 모회사 디아프로엑토르(DiaProektor·DP)와 플랜지(flange) 부품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200유닛, 11만 4000만위엔으로 벨라루스 은행과 중국 국유 금융기관이 관여했다. 두 개 이상의 기계 또는 구조물을 연결하는 플랜지는 전차의 전투력을 높이는 첨단조준기를 제조하는 데에도 빠질 수 없는 필수품이다.

BelOMO는 올해 5월 2일 총더우주항공에 조준기 관련부품을 월 100유닛씩 수출해달라는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군수산업이 밀접하게 관련됐다는 자료도 나왔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부품회사 ‘프레시전레이저시스템스(PLS)’는 2월 2일 조준기생산에 필요한 레이저 관련 부품을 DP에 보냈다. 부품 납품과 관련된 서류에는 ‘Haucore’이라고 하는 중국의 반도체 레이저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명기됐다.

PLS와 DP의 계약서나 납품기록을 살펴보면, 공급량은 78유닛이 49만 9200달러에 거래됐다. PLS는 2월 20일, 3월 20일에도 DP에 같은 규모의 반도체 레이저 관련부품을 납품했다.

DP는 마찬가지로 미국과 영국의 제재대상에 올라와 있는 ‘PELENG’이라는 군수회사와도 거래했는데 러시아군 전차용 조준기인 ‘소스나-U’를 납품했다. DP가 2023년 2월 16일 PLS에 보낸 레이저부품 발주서를 보면 “이 부품들은 PELENG에 공급돼 러시아국방부가 소스나-U 생산에 사용할 것”이라고 적혀있다.

닛케이는 이와 관련 광동녹색기술과 BelOMO, 총더우주항공, Haucore, PELENG 등에 입장을 물었으나, 23일 기준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방국가는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수출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측면지원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들은 지난 11일 성명에서 나토 창설 처음으로 중국에 대해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은 즉각적으로 반박 입장문을 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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