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증권사 IB 경쟁력 제고방안 발표
금융위원회는 9일 오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10개 종투사 최고경영자(CEO)와 개최한 간담회에서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증권업이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력을 갖춰 경제의 혁신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마련한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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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증권사는 상장기업으로서 밸류업을 선도할 필요가 있고,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도 한 단계 높여나가야 한다”며 “대내외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 증권사가 시장 안정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증권업은 외형 성장과 자금 공급 규모 확대에도 질적 경쟁력 면에선 글로벌 투자은행(IB) 대비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아시아 시장 인수·합병(M&A)·채권·주식 주관사 순위에서 50위권 이하에 있는 등 증권업의 기업금융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주요 글로벌 IB는 M&A, 채권, 주식 등 IB 업무 영역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는데 반해 국내 종투사들은 수익·자산운용 구조가 일반 증권사와 전반적으로 유사하고 IB 업무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에 치중돼 모험자본이나 지분금융 공급이 미흡하다는 비판도 잇따른다.
실제 종투사의 총자산 중 모험자본 비중은 2.23%, 주식 비중은 6%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증권업의 기업금융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유인구조를 강화하고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건전성·유동성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종투사가 적극적인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 전반을 개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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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우선 종투사의 기업신용공여를 조정·확대하기로 했다. 종투사는 일반 증권사와 달리 자기자본의 100%, 여기에 중소기업·IB 업무 신용공여에 한정해 추가로 100% 이내의 기업신용공여가 가능하다.
이번 방안에선 기업신용공어 범위를 조정해 기업 자금 공급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금융회사 대상 신용공여는 제외하고, SPC에 대한 신용공여는 최종 자금 공급 목적에 따라 신용공여한도를 적용받도록 변경했다.
또 종투사의 적극적인 기업 자금 공급이 가능하도록 추가 신용공여한도 적용을 확대했다. M&A는 IB 핵심 업무 분야인 만큼 중개·주선·자문 수행 후 리파이낸싱과 M&A 대주단 참여 시에도 추가 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재무구조 개선기업 및 중견기업 대상 상생결제와 관련된 신용공여도 추가 한도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종투사의 구조조정 참여와 중소·중견기업 지원 기능이 실질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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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운용규제 구조도 전면 개편한다. 현재 발행어음 조달액은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50% 이상, 부동산에 30% 이하를 운용하고 있으나 오는 2026년부터는 발행어음 조달액의 10%, 2027년 20%, 2028년부터는 25% 이상을 국내 모험자본에 투자해야 한다.
모험자본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주식 투자, A등급 이하 채무증권, P-CBO 매입, 상생결제·VC·신기사·하이일드 펀드 투자가 포함된다.
반면, 부동산 관련 자산 운용한도는 축소된다. 현재 30%인 한도를 2026년에는 15%, 2027년에는 10%까지 점진적으로 줄인다. 이는 2022년 하반기 채권시장 불확실성 확대를 통해 증권업계의 단기 수익을 추구한 부동산 쏠림과 리스크 관리 문제가 노출되면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종투사 CEO들은 제도개선의 방향성에 대해 공감하며, 제도개선 취지에 맞게끔 적극적인 모험자본 투자로 경제 혁신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정부는 이번에 발표한 방안에 맞춰 연내 시행령·규정을 개정하고, 기업신용공여 범위와 관련한 일부 법률 개정 사항은 하반기 중 법안 발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6월엔 증권사의 부동산 건전성과 유동성 관리 강화를 위한 세부 방안과 종투사의 건전성 제도 개편 방향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