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지난달 망간단괴 양광 시스템의 해상 실증 시험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망간단괴는 수심 4500~5000m 안팎 심해에 주로 있는 지름 1~15㎝짜리 감자 모양의 광물이다. 첨단 산업 기초 소재인 니켈·코발트·구리 등 금속 약 40여 종을 함유해 경제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망간단괴 1t의 경제적 가치는 2007~2011년 평균가격 기준 약 828달러다.
이번 시험은 지난달 중순쯤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에서 북동쪽으로 35㎞ 떨어진 수심 1200m 해역에서 실시했다. 심해저에서 채집한 망간단괴를 수심 500m에 설치한 중간 저장소인 버퍼에 모아뒀다가 8인치 관로(양광라이저)를 통해 수면 위 채광선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버퍼 시스템은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세계 최초 기술이다.
통상 해저 광물 채취는 심해에서 광물을 캐내는 채집과 채집한 광물을 바다 위로 끌어올리는 양광, 두 단계로 이뤄진다. 정부는 앞서 지난 2013년 7월 채광 로봇인 ‘미내로’의 해저 주행 성능 실험에 성공했다. 이번에 로봇이 채집한 광물을 선상으로 옮기는 양광 시스템 구축까지 달성해 망간단괴 채취 기술 상용화에 바짝 근접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1994년 태평양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사업에 착수해 지금까지 사업비 150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2002년에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태평양 공해 상 클라리온-클리퍼톤 해역에 망간단괴 약 5억 6000만t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독점 탐사 광구 7만 5000㎢를 확보했다. 연간 300만t씩 100년 이상 채광할 수 있는 양으로, 기술 개발 및 상용화가 완료되면 연간 2조원 이상의 광물 자원 수입 대체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해수부는 기대했다.
이를 포함해 현재까지 정부가 확보한 독점 탐사 광구는 통가·피지 EEZ(배타적 경제 수역), 인도양 공해 상 중앙해령 등 4개 광구, 11만 2000㎢(망간단괴 7만 5000㎢·열수광상 3만 7000㎢)에 이른다.
다만 이번에 개발한 기술의 상업화와 실제 망간단괴 채광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망간단괴 채광을 위한 국제적인 개발규칙이 제도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제해저기구(ISA)는 2020년 심해저 망간단괴 개발 규칙을 제정해 개발 면허를 발급할 예정이다. 윤종호 해수부 해양개발과 과장은 “기술 보완, 민간 투자 유치 등을 거쳐 오는 2020년대 중반쯤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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