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제휴’…병용요법 가능성
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큐로셀은 작년 말 노보메디슨에 15억원을 투자했다. 투자목적은 전략적 기술제휴다. 세포치료제 개발사인 큐로셀이 저분자물질 항암신약을 개발하는 노보메디슨과 어떤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큐로셀은 2016년 12월 김건수 대표가 설립한 세포치료제 개발사다. 환자유래 면역 T세포를 엔지니어링해 암세포를 공격하게끔하는 키메릭항원수용체(CAR) T세포치료제의 국산화를 주도하고 있다.
작년 말 핵심 파이프라인 ‘림카토주’(성분명 안발셀)의 국내 식약처 허가를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림카토주는 대표적 항암 타깃인 CD19을 표적하는 CAR-T 세포면역치료제로, 대상 적응증은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이다. 허가 취득 시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의 ‘킴리아’, 얀센의 ‘카빅티’에 이어 국내 세번째, 국산 첫번째 CAR-T 치료제 위치를 확보하게 된다.
이번 타법인 투자에는 노보메디슨이 개발하는 BTK 저해제 신약 후보물질 ‘포셀티닙’에 주목했다. 포셀티닙은 혈액암의 일종인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을 대상으로 개발 중인 물질이며, 이는 큐로셀의 림카토주와 동일 적응증이다. 장기적으로 림카토주와 포셀티닙의 병용요법을 노려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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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영일 노보메디슨 대표(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혈액암 분야의 ‘키 오피니언 리더’이며 향후 의료계를 주도할 40대 젊은 의사다. 의사들은 환자 임상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제약사 물질의 개발 방향을 수정해 새로운 적응증을 발굴하는 것에 자신감이 있다. 고 교수가 주도하는 포셀티닙도 같은 형태”라고 말했다.
◇적응증 바꾼 포셀티닙
이번 노보메디슨의 큐로셀 대상 신주발행은 어려운 바이오 투자시장 분위기에 진행 중인 상시펀딩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펀딩에는 주당 약 16만 1500원을 책정했다. 노보메디슨 기발행주식수에 대입해보면 600억원의 프리밸류다. 2년 전 펀딩보다 다운밸류로 조정했다.
노보메디슨은 지난 2017년 지놈오피니언이라는 이름으로 선충현 박사와 고영일 서울대병원 교수가 공동창업했다. 작년 3월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고 이어 같은 해 6월 한미약품(128940)에서 ‘포셀티닙’을 도입했다. 선충현 전 대표는 전면에서 물러서고 현재는 고영일·이명세 각자대표가 연구개발과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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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세 각자대표는 2023년 합류했다. 한림대 의과대 학사, 서울대 보건학 석사,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땄다. 한국 MSD, 일라이릴리 한국 지사 및 필리핀 지사, 한국애보트 등에서 근무한 뒤 한국먼디파마 대표를 역임했다.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샤페론(378800) 공동대표로 활약했고 이후 노보메디슨으로 합류했다.
노보메디슨이 한미약품에서 도입한 포셀티닙은 한때 미국 일라이릴리가 류머티즘 치료 후보물질로 기술도입했던 전력이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일라이릴리에 포셀티닙(‘HM71224’)을 총규모 6억9000만 달러에 기술이전하며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으로 5300만 달러를 수령했다. 이어 2016년 7월 중국권리를 추가계약해 300만 달러를 수령했다. 일라이릴리는 2019년 1월 포셀티닙을 한미약품에 반환했다.
노보메디슨은 포셀티닙을 혈액암 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한미약품과 지난 2021년 공동연구를 통해 포셀티닙의 혈액암 치료제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같은 내용의 임상연구결과를 2023년 유럽 학회에서 소개한 바 있다.
한편, 이번 노보메디슨 펀딩에는 유한양행(000100)도 후속투자했다. 유한양행은 앞서 2020년 50억원, 2022년 30억원에 이어 작년 20억원을 투자해, 도합 100억원을 노보메디슨에 투입했다. 지난 2023년 9월부터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사장이 노보메디슨 기타비상무이사로 취임해 사업개발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