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의사 못 이긴다?…의사도 국민 못 이겨'' 취지 발언도
한총리에도 "국민 생명·건강 지키기 위한 대응 만전" 당부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증원에 반발한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단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0년 당시 의료계 반발로 의대 증원 정책 추진이 불발됐던 상황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고 알려졌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대전 유성구 ICC호텔에서 대한민국을 혁신하는 과학수도 대전을 주제로 열린 열두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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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참모진과 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의사들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군인과 같다”면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임무에 직결되는 의료계가 국민을 볼모로 무책임한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함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의료계에서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통용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의사도 국민은 이길 수 없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의료 서비스가 중단될 시 국방 공백과 같은 혼란이 일어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대응에 만전을 기해 달라”며 당부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정부의 강경한 태세에도 불구하고 의료대란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의 전공의들이 이날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한 상태다. 이미 전날에도 1000명이 넘는 빅5 소속 전공의들이 사직 의사를 밝힌 것은 물론 분당서울대병원과 아주대병원 등 사직 행렬은 전국적으로 퍼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