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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여권 취소, 미국은 비자 발급…보우소나루 美도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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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10.28 06: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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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출국 금지·여권 제출 명령 불응
일반·외교관 여권 취소…행방은 미확인
美 "보우소나루 가족에 비자 발급 계획"
현지 언론 "미국行"…양국 외교 갈등 변수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의 여권이 27일(현지시간) 취소됐다. 브라질 대법원의 출국 금지 및 여권 제출 명령에 불응한 데 따른 조치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의원이 이미 브라질을 떠나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그와 가족에게 미국 입국 비자를 발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브라질 자유당(PL) 대선 후보였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지난 9월 25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술라카피 지역의 경찰 교육훈련센터에서 열린 신임 군경 졸업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FP)
브라질 자유당(PL) 대선 후보였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지난 9월 25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술라카피 지역의 경찰 교육훈련센터에서 열린 신임 군경 졸업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라질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우소나루 의원이 법원의 제출 명령을 이행하지 않자 일반 여권과 외교관 여권이 모두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연방대법관은 전날 보우소나루 의원에게 24시간 이내에 여권을 제출하고 브라질을 떠나지 말라고 명령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미국 국무부가 보우소나루 의원과 가족의 미국 입국을 위한 비자를 발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브라질 대선 패배 후보의 미국행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한 것이다. 다만 보우소나루 의원의 실제 미국 입국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지난 25일 대선 결선투표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그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으로, 아버지의 정치적 기반을 이어받아 대선에 도전했으나 정권 교체에 실패했다.

문제는 여권 취소에 앞서 이미 출국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보우소나루 의원의 측근들을 인용해 그가 브라질을 떠나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착지는 마이애미 또는 댈러스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도 관련 계획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출국 경로와 현재 위치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그가 아르헨티나로 출국한 공식 기록을 확보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정부 역시 입국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국경 인근 이과수 공항에서 미국행에 이용될 것으로 의심받은 전용기를 수색했지만 보우소나루 의원의 탑승 계획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현재 최소 두 건의 금융범죄 의혹으로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수사를 받고 있다. 하나는 브라질 방코마스터 금융사기 사건과 관련된 은행가로부터 부친에 관한 영화 제작 자금을 조달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다른 하나는 온라인 도박업계 관련 인물과의 관계에서 제기된 자금세탁 의혹이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두 사건 모두에서 위법 행위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26일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영상에서 선거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여권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제출 기한을 지키지 않았고, 이후 공개적인 행적도 확인되지 않았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자유당(PL) 소속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의 차량 행렬이 그가 거주하는 주거단지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AFP)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자유당(PL) 소속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의 차량 행렬이 그가 거주하는 주거단지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AFP)
이번 사태는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미국 플로리다로 떠났던 부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행보를 떠올리게 한다. 자이르 전 대통령은 귀국 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쿠데타 모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27년형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가택연금 상태에서 복역 중이다.

보우소나루 일가는 브라질 사법부의 수사를 정치적 박해라고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해 왔다. 반면 브라질 대법원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제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향후 관건은 보우소나루 의원의 실제 미국 입국 여부와 브라질 정부의 대응이다. 출국 금지 명령을 받은 대선 패배 후보에게 미국 정부가 비자를 발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이번 사태가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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