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24차 공판, 검찰·피의자측 증인 공방 전망 국감서 다뤄진 KOK…이강일, 신속 조사·엄벌 촉구 “4년여 만에 KOK 자금이동, 간판 바꿔 새사업까지” 금융위원장 “이 의원 지적 살펴보고 사법당국 논의” 암투병 베트남 피해자 “KOK는 국제사기, 엄벌해야”
[울산=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국내외 57만명, 2조5000억원이 넘는 피해를 끼친 KOK코인(KOK토큰) 다단계 사기 사건에 대한 공판이 진행된다. 검찰과 피의자 측 증인 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피해자들뿐만아니라 국회에서도 신속한 은닉자산 추적, 엄정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어 향배가 주목된다.
울산지방법원은 제11형사부(재판장 박동규 부장판사)는 12일 오후 2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모 씨 등 6명의 24차 공판을 진행한다. 피의자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김모 씨 등이 출석해 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KOK코인 사건은 검찰 추산 국내외 총 57만707명, 총 2조5759억원 피해를 끼친 다단계 가상자산 사기 사건이다. 피해 규모는 국내 디지털자산 범죄 사건 중 테라·루나 사태 이후 최대 수준이다. 테라·루나 사태가 미 법원에서 선고가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KOK코인 사건은 한국 법원에서 선고되는 역대 최대 규모 디지털자산 범죄 사건이다.
일당은 2019년부터 KOK코인을 발행해 예치금 리워드(보상)와 다단계로 투자자를 끌어들였지만, ‘돌려막기’ 방식이 어려워지자 서비스를 종료하고 투자금을 빼돌렸다. 자금총책 등 주동자들은 수년째 해외 도피 중으로 인터폴 적색수배 상태다. 일부 일당들에 대해선 울산지법 형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KOK코인 사건 피해자들 50여명이 지난달 7일 오후 울산 남구 옥동 울산지방법원 앞에서 △피해자 예치금에 대한 철저한 추적 △재판부와 수사기관의 신속한 실체 규명과 책임자 엄정 처벌 △해외 도피 적색수배자들의 신속한 국내 송환을 촉구했다. (사진=최훈길 기자)
이번 공판은 국감에서 KOK코인 사건이 다뤄진 가운데 진행되는 것이어서 여론의 주목을 더 받을 전망이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OK 사건이 단순한 코인 다단계 사기가 아니라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의 신뢰도를 활용해 투자자를 모집한 사건이라며 신속·엄밀한 조사와 엄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참조 이데일리 10월8일자 <2.6조 피해 났는데 또?…“KOK 관련자들 새 회사 차렸다”>)
또한 이 의원은 일당들이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해 자금을 빼돌렸고, 4년9개월 동안 움직이지 않던 일당측 의심 지갑에서 최근에 수십억원 규모의 자금이 이동됐다며 이데일리와 코어시큐리티의 ‘크립토 X파일’ 탐사 프로젝트 보도 내용을 언급했다.(10월2일자 <[단독]4년여 만에 KOK코인 자금 움직였다…“자금세탁 경고등”>)
특히 이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KOK 관련자들이 새로운 블록체인 회사를 설립했고 대형 금융지주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융기관들이 해당 사업에 관여돼 있다면 그 부분을 살펴보겠다”며 “KOK 코인 사기와 같은 대규모 디지털자산 범죄에 대해서는 사법당국과도 논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관련해 12일 공판에서 이같은 국감 내용을 비롯한 진전된 사실관계 확인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달 7일 공판에서는 투자자들에게 홍보했던 수익 모델에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법원 측 판단이 제시됐다. 당시 박동규 판사는 “결과적으로 드러났다시피 (KOK재단의 코인) 가격 이원화 정책이 굉장히 한계가 많이 있었다”면서 구조적인 수익 모델 문제를 지적했다.(9월8일자 <“月 억대 고정수익? KOK코인 굉장한 한계”…판사도 일침>)
피해자들은 4년여 만에 수십억원의 코인 자금이 움직인 것과 관련해 신속한 수사·조사를 촉구하면서 법원의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제출 예정인 ‘KOK 관련 범죄수익 은닉·자금세탁 의심 정황에 대한 수사 및 범죄수익 보전 촉구’ 진정서에서 이같은 최근 자금이동을 언급하면서 “국내외 자금 흐름을 신속히 추적해 범죄수익이 추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필요한 동결 및 몰수·추징보전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KOK코인 사건에서 현금화 통로로 사용된 일당측 의심 지갑이 움직이지 않다가 2021년 12월15일 이후 약 4년 9개월 만인 지난 달 15~19일 이더리움 2600개 전량(88억7966만원 상당) 코인 자금 이동이 일어났다. 이같은 자금이동이 이뤄진 시기는 이데일리가 코어시큐리티와 함께 KOK코인 사건 일당의 자금이동 관련 탐사보도를 한 직후다. (자료=코어시큐리티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또한 피해자들은 사건 장기화로 피해자들의 건강상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신속한 수사·재판을 촉구했다. 국내 피해자들은 베트남 피해자로 말기암 환자인 리타 씨를 위해 최근 340여만원의 후원금을 모금했다. 리타 씨는 KOK코인 사기를 당한 뒤 암 발병으로 수년째 투병 중이다.
리타 씨는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KOK 사건은 한국 국가 차원의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프로젝트인 것처럼 외국인들을 속인 국제적 사기”라며 “지난 수년간 대한민국 정부와 사법부는 이러한 유형의 경제범죄에 지나치게 관대했는데, 한국의 사법당국과 관련 기관은 이같은 경제 범죄에 대해 강력한 무관용 처벌을 내려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9월11일자 <“KOK코인, 한국 브랜드 악용한 초국가적 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