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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5시쯤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있는 검문소 내에서 박 모(54) 경위가 쏜 38구경 권총 총탄에 박모(21) 상경이 왼쪽 가슴을 맞았다.
박상경은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에게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오후 5시 20분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후 6시 8분쯤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사건 발생 당시 검문소 감독관으로 근무하던 박 경위는 자신을 빼고 간식을 먹었다는 이유로 검문소 생활관에서 소지하고 있던 권총을 꺼내 들었다. 이후 박 상경 등 의경 3명을 향해 총을 쏘는 흉내를 내며 장난을 치다 실탄을 발사했다.
경찰 총기 관련 규정상 총 6발이 들어가는 38구경 권총 탄창에는 첫 번째 약실은 비워두고, 두 번째 약실에 공포탄을, 세 번째부터 실탄을 넣는다. 하지만 박 경위는 이 규정대로 총탄을 넣지 않은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 경위가 방아쇠를 한 번만 당겼는데, 실수로 실탄을 두 번째 탄창 구멍에 넣어 발사된 것 같다”며 “정황상 (살인) 고의성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실수로 총이 발사되지 않도록 방아쇠 울에 잠금장치 역할을 하는 고무가 달려 있는데 박 경위는 이마저도 제거한 채 의경들에게 총을 겨눈 후 방아쇠를 당긴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고의성 여부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박 경위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박 상경은 서울 시내 한 대학을 휴학하고 지난해 4월 의경에 자원입대해 군 복무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