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부산시와 신세계그룹 등에 따르면 권상근 신세계 신규개발담당 상무 등은 지난 1일 부산시 산업통상국장 등과 만나 센텀C부지 개발과 관련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마스터플랜(종합계획) 초안을 놓고 협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는 이르면 내년 초 마스터플랜을 완성해 공식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
하지만 부산의 금싸라기 땅을 10년 넘게 방치해 지역 발전을 외면한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지난해부터 컨설팅을 받은 끝에 상징성 및 시설 간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는 호텔 등을 짓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난 2017년 2월 부산시 교통영향평가에서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해산물 테마파크와 도서관을 만드는 사업안이 반려된 지 4년여만이다. 도심형 리조트, 실버타운, 테마파크, 도심공항터미널 등을 돌고 돌아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신세계 타운’의 종지부를 찍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리브(Live)·워크(Work)·플레이(Play)’라는 슬로건이 붙었다. 신세계 측은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외국 설계사에 의뢰해 콘셉트를 검토 중”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조감도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연면적 약 26만4463㎡ 규모 센텀시티타워는 오는 2023년 착공해 2027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건폐율(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면적의 비율)은 49% 이하,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물 연면적의 비율)은 1173.5% 이하로 맞춘다는 방침이다.
부산시 측은 “개발이 너무 지연되고 있어 지역의 우려가 크다”며 “2030엑스포 유치도 있고 하니 서둘러 달라”고 주문했다.
|
오픈 1년 차인 2009년 4500억원의 매출로 시작한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개점 7년 만인 2016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당시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이자 국내 지방 소재 백화점 중 최초 기록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은 20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16년 여름 하루 방문객(8월14일 기준)만 11만3000여명에 이르렀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3대 명품이라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뷔통·샤넬)를 모두 유치한 국내 몇 안 되는 백화점이기도 하다. 센텀시티점 외에 3대 명품을 갖춘 곳은 신세계 본점·강남점·대구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뿐이다.
센텀시티점은 지난 1월 돌체앤가바나 우오모(남성 전용) 스토어, 지난 3월 프랑스 명품 브랜드 고야드, 지난 5월 네덜란드 프리미엄 정장브랜드 수트 서플라이를 입점시키는 등 명품 구색을 늘려가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41개국(2018년 기준)의 외국인 쇼핑객들이 즐겨 찾는 글로벌 관광허브이기도 했다. 신세계가 일각에서 제기된 매각설을 전면 부인하고 최적의 활용법을 모색하고자 재차 외부 용역을 줘가며 호텔 등 신축으로 결론 내린 이유다.
신세계가 유통환경 변화를 이유로 미뤄놨던 해묵은 숙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지역과 상생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구와 대전처럼 센텀시티의 현지법인화를 요구하는 부산지역 여론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당근을 제시할 필요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게 한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신세계 센텀시티에 들어설 호텔 브랜드를 정하는 문제도 남아 있다. 직영이냐 위탁 운영이냐부터가 고민거리다. 신세계는 이미 해운대에 웨스틴 조선 부산, 그랜드 조선 부산 등 두 곳의 호텔을 직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체 브랜드로 가닥이 잡히더라도 정용진 부회장의 진두지휘로 탄생한 최상위 브랜드 조선팰리스부터 정유경 백화점 총괄사장이 첫선을 보인 오노마까지 선택지는 다양하다. 전에 없던 제3의 브랜드를 새로 내놓을 수도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여러 가지 안을 검토 중인 단계로 아직 일절 확정된 바 없다”면서도 “그룹의 호텔사업 주체는 조선호텔앤리조트”라고 말했다. 개발비 조달 방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부산시 관계자는 “개발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며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