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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홍콩 언론이 북한을 둘러싼 긴장감이 최고조인 가운데 한국인들이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 비결을 분석했다.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왜 한국은 전쟁 위기 속에서도 동요치 않나’라는 제목의 기획 기사를 소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대북 정책과 그에 따른 항공모함의 한반도 이동, 중국의 강경대응 방침에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의 긴장이 1953년 한국전쟁 휴전 후 최고조인 가운데 유독 한국만 우려는커녕 신경조차 쓰지 않고 있다고 국내 다수 시민의 인터뷰를 곁들여 소개했다.
SCMP는 우선 한국인들이 이 같은 긴장 관계에 익숙해져 있다는 걸 그 이유로 들었다. 서울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는 마리아 모스퀘라는 (외신을 포함한) 언론이 긴장을 과도하게 조성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미 방송 NBC가 최근 북한 문제를 취재하며 여섯 명의 전문가가 실질적인 군사적 갈등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인터뷰를 담은 기사의 제목을 ‘트럼프는 김정은을 죽일 것인가’라는 식으로 달았다는 것이다.
이 언론은 미군의 시리와 폭격은 오히려 북한 대상 폭격 가능성을 낮췄다는 한 익명의 한국인 사업가의 분석도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시리아 알 아사드 정부를 폭격함으로써 ‘약속을 지킨다’는 걸 보여줬다”며 “역설적으로 그는 이 때문에 북한을 상대로 무력으로 자신을 증명할 필요가 없으며 실제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넘어갔으며 그 역시 당분간 핵실험 도발은 하지 않으리란 것이다.
박명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은 이미 50년 동안 이런 갈등 속에서 살았다”고 지적했다. 긴장 자체가 익숙한데다 긴장이 고조됐다고 해서 시민 개인이 뭘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것. 서울 용산기지의 주한 미군 재스민 하비 중사 역시 “최근 미군 내 긴장이 평소보다 더 큰 것 같기는 하다”면서도 “내가 직접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왜 걱정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또 한국인의 심리 저변에는 한국이 이미 다문화했고 미국인은 물론 북한의 우방인 중국인까지 많이 살고 있다는 데 안심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든 북한이든 자국민 혹은 우방국 국민을 상대로 총구를 겨눌 순 없다는 것이다. 한국에 7년째 사는 작가 대니얼 튜더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은 불확실성이었지만 지금은 한발 물러선 듯 보인다”고 말했다.
SCMP는 또 “적잖은 한국 사람은 북한이 핵 미사일 실험을 전쟁이 아닌 대외 과시용으로 이용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심리를 그 이유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정권과 미국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사람들은 또 한국 보수 언론이 이 위험을 과장해 한달 남짓 남은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 후보를 유리하게 만들려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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