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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소절차 앞두고 뉴욕 도착…"마녀사냥" 거듭 주장

박종화 기자I 2023.04.04 11:57:34

트럼프, 4일 기소인부절차 출석…공소장도 공개 예정
소식통 "트럼프에 적용된 34개 혐의 모두 중범죄"
트럼프 "2024년 나라 구할 것"…지지층 결집 시도
뉴욕시, 소요사태 우려에 "어떤 폭력도 용납 안해"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성관계 입막음과 회계 부정 의혹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前) 미국 대통령이 기소 절차를 밟기 위해 뉴욕에 도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결백과 정치적 박해를 주장하며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 들어서고 있다.(사진=AFP)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용기를 타고 뉴욕시 라과디아 공항에 도착했다. 다음날(4일)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리는 기소인부절차(피고에게 기소 사유를 알리고 그에 대한 인정 여부를 묻는 절차)에 출석하기 위해서다.

이에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맨해튼 지검에 들러 머그샷(피의자 식별 사진)을 촬영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혐의가 담긴 공소장은 4일 공개되지만, 야후뉴스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용된 34개의 혐의 모두 중범죄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 성관계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2016년 대선 직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헨을 통해 13만달러(약 1억 6700만원)를 건넨 의혹을 받고 있다. 우선 코헨이 대니얼스에게 돈을 전달하고 추후 트럼프그룹이 코헨에게 ‘법률 자문비용’이라는 명목으로 해당 비용을 지급했는데, 맨해튼 대배심은 이를 회계장부 조작으로 판단하고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전직 대통령이 형사 기소된 건 미국 역사상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변호인단은 혐의와 관련해 언급을 거부하고 있다. 변호인 중 한 명인 조 태커피나는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에 “우리가 바로 답변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유죄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그 이외에 다른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기소가 ‘정치적 박해’라는 주장을 부각하고 있다. 그는 뉴욕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이번 기소를 ‘마녀 사냥’이라고 거듭 규정하며 “한때 위대했던 나라가 지옥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내년 대선 재도전을 앞두고 정치적 희생양 이미지를 부각,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선거자금 모금을 위해 발송한 이메일에서도 “우리나라는 무너졌다. (하지만) 나는 미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있고 2024년 나라를 구할 것”이라고 했다. 4일 밤 플로리다 마라라고 자택에서 진행하는 연설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시 당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를 앞두고 그의 지지자들이 난동을 피울 것을 우려하고 있다. 뉴욕 경찰은 맨해튼 형사법원과 트럼프 전 대통령 사무실이 있는 트럼프타워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어떤 종류의 폭력이나 기물 파손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폭력행위 가담을 적발하면 누구든 체포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에 따른 소요사태 우려와 관련해 “뉴욕 경찰을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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