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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5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주요 경쟁업체인 애플을 상대로, 또 “화웨이 제품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며 구매를 금지시키고 자신의 딸을 이란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한 ‘미국’에 물건을 납품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화웨이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현재 3위다. 그동안 저가 스마트폰 판매에 주력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였지만, 최근에는 하이엔드 시장에서 애플, 삼성전자(005930) 등과 경쟁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반도체 칩 ‘기린980’과 5G 모뎀칩 ‘발롱5000’을 제품에 탑재시켰다.
런정페이 CEO는 “우리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해 왔다. 비용이 낮았던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급격한 기술 발전으로 제품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고, 두 번째로는 서구식 경영방식을 도입한 덕분에 운영비를 낮게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낮은 가격이 오히려 서구 기업들과 경쟁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우리는 이러한 점을 반영해 가격을 올렸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화웨이 제품이 비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CNBC는 “지금까지는 화웨이 제품에만 자체 개발한 칩을 사용했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수 있다. 화웨이는 다른 경쟁업체들에게 칩을 판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IT공룡의 지식재산권 전략에 중요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기존 스마트폰에는 화웨이 재품을 쓰지 않겠지만, 5G 칩에는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은 자체 프로세서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5G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출시하지 않았다. 애플에는 퀄컴과 인텔이 모뎀칩을 납품하고 있다. 퀄컴은 5G 지원 모뎀을 보유하고 있지만, 인텔은 2020년까지는 출시가 어려울 전망이다.
애플이 5G 지원 제품을 선보이려면 퀄컴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양사가 특허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CNBC는 “애플이 올해 5G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출시하려 한다면 화웨이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애플이 정말로 화웨이 제품을 쓰려고 한다면 최대 걸림돌은 미국 정부의 정치적 압력이라고 방송은 지적했다. 미국은 그동안 화웨이 제품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며 자국은 물론 동맹국들에게도 화웨이 장비사용 금지를 촉구해 왔다.
런정페이 CEO는 이날 인터뷰에서 애플과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전 CEO를 “위대한 회사와 위대한 인물”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잡스는 애플을 설립해서 위대한 것이 아니다. 그가 모바일 인터넷이라는 한 시대를 창조해냈기 때문에 위대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위대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그는 ‘매우 훌륭한(super-great)’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런정페이 CEO는 잡스가 사망한 2011년을 회상하며 “나의 어린 딸은 잡스의 열렬한 팬이었다. 그가 사망했을 때 우리는 가족끼리 산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는데, 딸이 애도의 시간을 갖자고 해서 우리는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