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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관세·AI 투자붐에 글로벌 긴축 기조…韓도 고금리 장기화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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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8.30 2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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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고유가에 글로벌 물가 다시 꿈틀
美 관세 물가 자극…AI 투자붐은 경기 지탱
AI 회사채·재정적자에 장기금리 상승 압력
워시, 2% 목표 재확인…9월 인상 여부 주목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장영은 기자]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다시 긴축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배경에는 전쟁과 관세, 인공지능(AI) 투자 붐이라는 세 가지 변수가 자리 잡고 있다. 이란 전쟁과 관세가 물가를 밀어올리는 가운데 AI 투자는 경기를 떠받치고 있다. 여기에 막대한 정부 부채와 AI 관련 회사채 발행까지 겹치면서 장기금리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물가는 높은데 경기는 버티는 상황이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여지를 좁히는 셈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전쟁·관세는 물가 밀고, AI는 경기 떠받치고

가장 직접적인 변수는 이란 전쟁이다.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에너지발 물가 압력이 다시 커졌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25일 유가가 다시 상승하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중앙은행들이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헨리 쿡 MUF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평화협상이 멀어지고 에너지 가격이 다시 뛸 경우 유럽에서 본격적인 긴축 사이클에 가까운 상황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에는 관세라는 변수가 하나 더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은 수입품 가격을 통해 물가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의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연준의 물가 목표 2%를 웃돈 기간은 65개월째다. 근원 PCE 물가 역시 3.3%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AI 투자 붐은 미국 경기를 떠받치고 있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잭슨홀 연설에서 올해 기업 자본지출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AI 관련 투자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했다. 기업 투자와 소비가 견조하면서 미국 경제도 각종 충격에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전쟁과 관세로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AI 투자까지 경기를 지탱하면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할 필요성은 줄어든다. 물가가 잡히지 않을 경우 추가 긴축 여지도 커진다.

AI 투자 열풍, 장기금리도 밀어올린다

AI는 또 다른 경로로 금리를 압박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막대한 인프라 투자를 위한 빅테크의 차입이 급증하면서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는 AI 관련 채권 발행 급증이 장기채 시장의 자금 경쟁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AI 관련 채권 발행액은 2200억달러(약 303조7100억원)를 넘어 지난해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미국 전체 회사채 발행액도 1조6800억달러에 달했다.

미국의 재정적자에 따른 국채 발행과 AI 관련 회사채 발행이 동시에 늘면서 투자자 자금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최근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독일과 일본 등 주요국 장기금리도 수십년 만의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워시 “2% 목표 확고”…9월 인상 최대 변수

워시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연준의 2% 물가 목표가 “확고하고 고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금융 여건을 긴축적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물가가 목표를 향해 충분히 빠르게 움직이지 않는다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했다.

몰리 브룩스 TD증권 미국 금리전략가는 시장이 워시의 발언을 “다소 매파적으로 받아들였다”며 고용이 안정적이거나 더 강한 모습을 보이고 물가도 강하게 나온다면 “워시가 움직일 준비가 됐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워시는 9월 금리인상을 예고하지 않고 구체적인 금리 경로도 제시하지 않았다. 다음 달 발표되는 8월 고용과 물가지표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에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에서는 금융안정 문제도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인상한 배경으로 물가와 함께 환율·부동산 등 금융안정 여건을 꼽았다. 그는 잭슨홀 심포지엄 참석을 계기로 28일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도 “물가는 초기에 잡지 못해도 나중에 비용을 들여서라도 금리를 크게 올려 잡을 수 있지만 금융취약성지수가 오르면 이야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향후 글로벌 긴축의 관건은 물가다. 전쟁과 관세발 물가 압력이 완화되고 AI 투자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면 긴축 압력도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물가가 쉽게 꺾이지 않는 가운데 AI 투자 등으로 경기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간다면 고금리 환경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이 높은 금리와 공존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신현송(왼쪽) 한국은행 총재와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공동취재단, AFP)
신현송(왼쪽) 한국은행 총재와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공동취재단,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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