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광군제 거래액 100조…'공동부유'에 성장세는 꺾여

장영은 기자I 2021.11.12 14:38:53

알리바바, 광군제 매출 100조원 육박…사상 최대
지난해 대비 성장률은 8.4%…전년比 10분의 1 수준
시진핑 ‘공동부유’ 주창…6중전회 겹쳐 업계 ‘눈치보기’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가 올해 광군제(光棍節)에도 역대 최대 매출액을 경신했다. 다만 중국 당국의 ‘공동부유’ 기조와 규제 분위기 속에 성장세는 크게 꺾였다.

올해 광군제 행사 기간 알리바바의 거래액은 전년대비 8.4% 늘었지만, 지난해에 비해 성장률은 크게 꺾였다. (사진= AFP)


◇사상 최대 거래액 기록했지만 성장세는 ‘뚝’

12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11.11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 기간 동안 자사 플랫폼에서 이뤄진 거래액이 5403억위안(약 99조60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11월11일은 독신을 뜻하는 숫자 ‘1’이 네 번 겹쳐졌다고 해서 광군(독신)제로 불리는데, 알리바바가 지난 2009년 ‘쇼핑으로 외로움을 달래야 한다’며 이날 하루 동안 할인 판매를 하기 시작한 것이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쇼핑 행사는 ‘雙11(쌍십일)’로 부르는 경우가 많고, 알리바바는 11.11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이라고 칭한다.

알리바바에서 시작한 행사는 이제 미국의 최대 쇼핑 이벤트인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를 합친 것보다 더 높은 매출을 올리며 세계에서 가장 큰 연례 쇼핑 행사가 됐다.

올해 알리바바의 광군제 행사 기간 거래액은 역대 최대 수준이지만 매년 지속되던 폭발적인 성장세는 크게 꺾였다. 지난해 대비 성장률은 8.4%로, 전년의 85.6%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이 기간 알리바바의 매출액은 2017년 1682억위안, 2018년 2135억위안, 2019년 2684억위안, 2020년 4982억 위안을 기록하며 급성장세를 이어왔다.

◇中 정부 규제 기조 영향…알리바바, ‘지속가능성’ 강조

광군제 쇼핑 행사의 성공 여부는 물론, 중국 소비 경기 활력도의 가늠자가 되는 알리바바의 거래액 성장세가 둔화된 이유로는 중국 정부의 규제 기조가 꼽힌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는 거대 인터넷 기업들이 오랫동안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고 고속 성장을 했다고 지적하며 지난 1년 동안 새로운 규제를 가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면서 “중국은 이제 기술 산업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사회에 더 많이 기여하기를 요구한다”고 진단했다.

AFP통신은 중국 공산당이 ‘공동 부유’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공격적인 판매와 무분별한 소비주의 행태는 중국 공산당의 눈에 공동 부유와 배치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IT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열린 첫 광군제인 만큼 업계에서도 과도한 홍보를 자제하고 몸을 사리는 모습이었다. 특히 올해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의 토대를 마련하는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 전회) 폐막일과 겹치면서 거래액 공개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양광 알리바바 부총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쌍십일에 안정적, 질적 성장을 기록했는데 이는 중국의 소비 활력을 반영한 것”이라며 “플랫폼 기업으로서 우리가 쌍십일의 힘을 빌려 사회 책임을 이행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발전에 관한 약속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올해 쌍십일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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