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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고트슈타인 크레디트스위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최근 회사를 떠난 리스크 관리 최고 책임자(CRO)인 라라 워너가 아케고스가 마진콜로 강제청산이 이뤄지기 하루 전에야 은행이 관련 포지션에 노출된 사실을 알았다”며 “그 전까지는 아케고스를 주요 고객으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크레디트스위스는 초기 대응에 실패해 손실 규모를 키웠으며, 그동안 정확한 손실 규모를 파악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크레드트스위스가 아케고스 사태와 관련해 입은 손실 규모는 지난달 말 처음으로 윤곽을 드러냈으며, 은행은 추정 손실액이 47억달러라고 밝힌바 있다.
소식통은 “아케고스가 투자한 많은 주식들의 주가가 빠르게 변했고, 크레디트스위스는 은행 자체 위험을 완벽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었다”며 “보유하고 있는 아케고스 관련 자산을 언제 어느 정도 규모로 얼마나 빨리 처분해야 할 것인지를 두고 내부 경영진 간 의견 충돌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은행의 최고경영진이 아케고스 사태에 노출된 위험 자산이 200억달러 이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황(한국명 황성국)이 운영하는 패밀리 오피스 아케고스에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거래(CFD) 계약을 맺고 돈을 빌려줬다. 그러나 아케고스가 투자한 일부 종목의 주가가 지난달 말 33%가량 대폭 하락했고, 이에 따른 마진콜 대응에 실패하면서 자금을 대준 크레디트스위스는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됐다.
이후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 5일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에 책임이 있는 핵심 인사들을 대거 경질 또는 해임하고 경영진 및 직원들의 보너스도 대폭 삭감하기로 했다. 또 배당금을 축소하는 방안을 주주들에게 제시했다. 당초 크레디트 스위스는 올해 총 18억 스위스프랑 규모의 배당금 지급을 전망한 바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오는 30일 수정된 보고서를 제출할 때 이같은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