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LG이노텍, 중희토류 無첨가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 개발…세계 최초

김응열 기자I 2024.10.30 08:33:25

가격 널뛰는 중희토류 완전 대체하는 합금 물질 개발
세계 최고 수준 자력과 180도 고온서도 안정적 작동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LG이노텍(011070)이 중(重)희토류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세계 최고 수준의 자력을 갖춘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자석)’ 개발에 성공했다.

LG이노텍이 업계 최초로 개발한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은 중희토류를 대체하는 합금물질을 개발해 마그넷 신제품을 제조했다고 30일 밝혔다. 마그넷은 스마트폰과 차량 모터, 오디오 스피커 등 자력을 동력으로 삼는 전자제품에 필수로 탑재되는 부품이다. LG이노텍은 지난 2021년 중희토류 사용량을 기존보다 60% 줄인 마그넷을 선보였는데 이번에는 중희토류를 아예 대체한 것이다.

기존 마그넷에서는 중희토류가 핵심원료였다. 중희토류는 고온에서 자력 유지를 위한 성분으로 쓰인다. 중국 등 특정 국가에서만 생산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가격 변동성 및 공급 불안정성이 높은 원재료로 알려져 있다. 채굴 과정에서 환경오염도 초래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LG이노텍은 한국재료연구원과 협력했다. 이들은 중희토류를 대체할 수 있는 다원계 합금 물질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합금 물질을 자석에 균일하게 바른 후 열을 가해 고르게 흡수시켜 마그넷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 마그넷은 업계 최고 수준인 13.8kG(킬로가우스, 자석세기단위)의 자석 성능을 자랑한다. 아울러 180도 고온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등 내구성도 확보했다.

LG이노텍은 이 마그넷 개발로 공급망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중희토류는 중국이 공급권을 사실상 독점하는 희귀광물이다. 한국자원서비스(KOMIS)에 따르면 중희토류의 일종인 테르븀은 지난 4년간 kg당 가격이 900달러에서 2983달러를 오가며 크게 널뛰었다. 디스프로슘도 4년 동안 최대 18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중희토류를 대체하면서 마그넷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비용도 기존보다 60% 낮출 수 있다.

LG이노텍 직원들이 중희토류가 전혀 사용되지 않은 ‘고성능 친환경 마그넷’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은 마그넷 신제품이 ESG 의무가 강화되는 글로벌 산업 트렌드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중희토류는 1kg 채굴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₂)만 0.5톤이 넘으며 450kg 상당의 산성폐수 및 방사능물질이 발생한다. LG이노텍의 마그넷을 사용하면 그만큼 중희토류 채굴이 불필요해져 환경오염 물질을 저감할 수 있다. 전기차에 장착하는 마그넷을 LG이노텍의 신제품으로 대체하면 전기차 1대당 약 45kg의 환경오염 물질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이노텍은 우선 자사 제품에 마그넷 신제품을 적용할 예정이다. 글로벌 완성차 및 차량부품 기업, 스마트폰 제조 기업 대상으로도 프로모션을 적극 펼쳐 가전·로봇 등 적용 분야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노승원 LG이노텍 CTO(전무)는 “경(輕)희토류까지 대체해 희토류 사용을 완전히 배제한 ‘무희토류 마그넷’도 현재 개발 중”이라며 “앞으로도 혁신 소재와 부품을 한발 앞서 선보이며 차별적 고객가치를 지속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