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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드의 간판 펀드인 아크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ETF), 일명 ‘ARKK’의 주가는 올해 기술주 랠리에 힘입어 55.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7%)의 3배가 넘는 수익률이다. ARKK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테슬라(11%)의 주가가 올해 128.4% 폭등한 영향이 컸다. ARKK 상위 5개 주식은 테슬라, 코인베이스 글로벌, 로쿠, 줌, 블록이다.
ARKK 주가가 올해 급등했지만 지난해 워낙 큰 손실을 입은 탓에 투자자금 유입보다 이탈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현재 ARKK의 주가는 지난해 초 고점 대비 6.1% 하락한 상태로, 지금이라면 원금을 회수하거나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어서다. 즉 ARKK에 물렸던 투자자들이 차익실현 또는 처분 기회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7억 170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이 가운데 5억달러가 올해 2분기에 순유출됐다.
ARKK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소위 ‘잘 나가는’ 펀드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ARKK는 2020년 4월부터 2021년 말까지 9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2021년 1분기엔 65억달러의 투자자금이 유입됐고, 운용자금도 300억달러로 불어났다. 하지만 지난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ARKK 주가는 67% 폭락, 막대한 투자 손실을 입었다. 이후 저조한 투자실적에도 수수료로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는 비판과 함께 대규모 투자자들이 이탈했고, 운용자금은 현재 90억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WSJ는 “올해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 등에 투자하면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비용이 있었다. 2년 전과 달리 ARKK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과 인내심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애널리스트들은 일부 투자자들이 영원히 ARKK에서 이탈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캐시 우드의 ETF와 반대로 투자하는 ETF를 운영하는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매튜 터틀 최고경영자(CEO)는 “꼭지를 잡아 손실을 감수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있다. 이제 손을 털고 나갈 시간”이라고 말했다. CFRA리서치의 ETF 데이터·분석 책임자인 애니켓 우랄도 “높은 금리가 오래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펀드에 담긴 많은 기업들이 향후 큰 현금흐름을 갖지(수익률을 내지) 못할 것”이라며 “ARKK가 좋은 성과를 낼 때에도 투자자들의 인식에는 변화(조짐)이 있었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우드는 “이탈하는 자금은 운용자산 전체에 비하면 미미한 비율이다. 이탈하는 투자자들은 오래 펀드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아닌 단기 수익을 취하는 사람들일 것”이라며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