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북한이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핵심 인물인 서 실장을 직접 겨냥해 노골적인 대남 비난을 재개한 것은 코앞에 닥친 미국 대선 이후를 대비해 한미 밀착 움직임에 경고를 보내는 한편, 우리 정부의 향후 대미정책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동서남북도 모르고 돌아치다가는 한치의 앞길도 없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남조선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실장이란 자가 비밀리에 미국을 행각하여 구접스럽게 놀아댔다”고 거칠게 비난했다.
통신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오브라이언,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 등을 연이어 만나 최근 삐걱거리는 한미동맹 불화설로 심기가 불편해진 상전의 비위를 맞추느라 별의별 노죽(아첨)을 다 부렸다”며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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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실장을 직접 겨냥해선 “북남관계 문제에 수십 년 동안이나 몸 담아왔다고 자부하는 사람이 북남 사이의 모든 문제를 푸는 근본 열쇠가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나가는 데 있다는 것을 과연 모른단 말인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서욱 국방장관의 최근 방미 당시 미국 홀대 논란을 거론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측은 예정돼있던 양국 국방장관 공식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다.
통신은 “외교안보관계를 주관한다는 안보실장의 사고와 처신이 이 정도이니 미국으로부터 무시와 냉대, 수치와 망신을 당하고 행각 도중에 쫓겨 온 모양새를 연출한 것도 별로 이상할 것은 없다”며 “오죽하면 세인들속에서 ‘뼈속까지 친미의식에 쩌들어있는 미국산 삽살개’라는 야유가 울려나왔겠는가”라고 비꼬았다.
서 실장을 겨냥한 북한의 비난은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은 한동안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남측 정부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자제해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서훈 실장을 겨냥해 노골적인 비난과 경고를 보낸 것은 미 대선 이후 들어설 신정부(트럼프 재선 포함)에 대해 당당하게 처신하라는 의미”라며 “남북관계의 자율성을 확보하지 않는 한 남북관계 복원은 기대하지 말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도 “북한이 미대선 결과와 그 이후의 한미관계, 향후 한미간 대북정책의 공조 문제 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점을 드러냄과 동시에 우리측이 중재자를 자처하면서 미국을 설득하지 못하고 외세에 굴종적인 태도를 보일 것에 대한 우려를 미리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지난 13∼16일 미국을 방문 카운터파트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면담하고 북핵 문제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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