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를 향해 충분한 속도로 내려가지 않는다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밝혔다. 연준의 주된 정책수단이 단기 정책금리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금리선물시장이 반영한 9월 인상 확률은 연설 전 35%에서 연설 후 57%로 뛰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3.00%까지 끌어올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6월 약 3년 만에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9월에도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 일본은행(BOJ)도 6월 기준금리를 1995년 이후 최고인 1.00%로 올렸다. 로이터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의 57%가 BOJ의 9월 추가 인상(1.25%)을 전망했다. 호주는 올해 이미 세 차례 금리를 올렸다.
긴축이 되살아난 배경에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물가가 있다. 이란 전쟁과 고유가가 각국의 물가를 밀어올리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관세까지 물가 압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올랐다. 견조한 경기와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도 금리를 서둘러 낮출 필요성을 줄이고 있다.
씨티는 최근 ‘글로벌 중앙은행 모니터’에서 글로벌 통화정책이 지난해 ‘광범위한 완화’에서 올해 ‘긴축 편향’으로 돌아섰다고 진단했다. 씨티가 올해 금리인상을 예상한 27개 주요 중앙은행은 연초 BOJ 한 곳에서 최근 12곳으로 급증했다. 인하 전망은 17곳에서 8곳으로 줄었다.
글로벌 긴축 기조가 강화되면 한국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최근 달러 약세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입물가 부담은 완화되고 있지만 주요국 금리가 오르면 국내 시장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환율 하락세를 제약할 수 있다. 여기에 높은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 가격 등 금융안정 문제까지 겹치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둘러싼 고민도 깊어질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30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모건스탠리의 ‘내년 1분기 한은 기준금리 3.5%’ 전망을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미국 금리 수준과 한미 금리 역전, 국내 저성장 극복 등을 금리 향방에서 고려해야 할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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