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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부는 새 투자열풍..중심에는 '비과세 펀드'가 있었다

경계영 기자I 2014.07.01 12:00:00
[도쿄=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일본 거리 곳곳에는 ‘NISA’라고 적힌 광고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NISA는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ppon Individual Saving Account)의 약자로 이른바 일본판 소장펀드(소득공제장기펀드)다.

최근 소장펀드에 대한 관심이 소흘해진 국내와는 달리 일본의 NISA 열풍은 뜨겁다. 지난 1월 NISA를 도입한 이후 3개월만에 1조엔을 돌파했다.

특히 NISA는 아베노믹스와 맞물려 일본 투자 트렌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금융청은 “NISA를 도입할 당시 2020년까지 25조엔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였다”면서 “3개월만에 650만계좌, 1조엔을 기록하면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일본 NISA의 경우 만 20세 이상 가입이 가능하며, 최대 연 100만엔까지 납입할 수 있다. 비과세 혜택은 5년이며 소득 제한은 없다.
일본 정부가 무제한 양적완화, 소비세 인상에 이어 법인세 인하 등 이른바 ‘아베노믹스’라고 불리는 경기부양책을 잇따라 쏟아내면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났다. 또한 저금리 기조와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공적연금 이외의 노후준비 수단이 필요했다는 점도 적중했다.

경기불황의 장기화로 실물자산보다 현금 가치가 올라가면서 제로금리에 가까운 초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은행을 찾던 일본 투자자들이 최근 주식시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오토메 노무라에셋매니지먼트 부장은 “금리가 떨어지고 주가가 하락하면서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면서 “또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매달 받는 분배금과 배당금 선호 현상 또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NISA 도입을 통해 젊은 층의 투자 확대는 물론, 은행 예금에 묶여 있는 금융자산을 주식시장으로 끌어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노무라에셋매니지먼트에 따르면 지난 1월 현재 33% 가량의 60대 이상 고령자들이 일본인의 전체 금융자산(1598조엔)의 54%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6% 가량은 현금예금이고, 투자신탁은 7%에 불과했다.

일본 NISA는 영국의 ISA를 벤치마킹해서 만들어졌다. 투자대상은 국내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의 거주자이며 투자금액은 연 최대 100만엔, 배당 및 양도차익에 대해 최대 5년간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고 투자 기간은 최대 10년으로 제한했다. 다만 국내 소장펀드와 달리 투자가능 소득제한이 없다. 국내 소장펀드의 경우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근로자만 투자가 가능하다.

▲ NISA·ISA·국내 소장펀드 비교
일본 정부는 NISA의 비과세 혜택에 따른 세수 축소 우려보다는 오히려 투자 확대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융청은 “기존 10% 감세 정책이 부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10% 감세율이 폐지된 이후 NISA 도입으로 또다시 10% 감세 효과가 나타났지만 상대적으로 기업에 대한 투자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일본 금융당국은 NISA의 성공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20세 미만을 대상으로 하는 주니어 NISA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후지에타 증권협회 부장은 “주니어 NISA를 도입하면서 부모와 조부모의 투자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미 영국의 경우 형태는 다르지만 주니어 ISA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증권업계에서는 5년 비과세 기간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지난 1999년 ISA가 한시적으로 도입됐으나 매년 계좌개설이 증가하고 장기저축 형성에 효과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판단에 2007년 영구적으로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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