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저압부 약화' 풀라산 영향…주말새 강풍 동반 비 쏟아진다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제14호 태풍 풀라산의 영향으로 한반도에 많은 양의 수증기가 공급되면서 이번 주말 전국에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 태풍이 열대저압부로 바뀌면서 제주와 남부지역에 예상보다 강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이 9월 20일 오전 10시 전남 등 전국 곳곳에 호우특보와 풍랑특보를 유지하고 있다.(사진=기상청)

기상청은 20일 오전 10시 기준 제주도와 전남 장흥군에 호우경보를 발효하고, 강원 철원군과 경남 하동군, 충남 보령시 등 16개 시·군에 호우주의보를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22일까지 사흘간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30~100㎜(경기 남부 150㎜ 이상, 서해5도 30~80㎜) △강원도 100~200㎜(많은 곳 300㎜ 이상) △충청권 50~100㎜(많은 곳 150㎜ 이상) △전라권 50~100㎜(일부 남해안과 지리산 및 전북 북부 150㎜ 이상) △경상권 50~120㎜ 이상(부산·경남 남해안 200㎜ 이상, 경북 북부 동해안 180㎜ 이상) △제주 50~150㎜(산지 250㎜ 이상)이다.

이번 비는 밤사이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내릴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수도권과 강원도, 충청권 등 대부분 지역은 20일 오후부터 21일 새벽 사이 시간당 30~50㎜의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 전라권과 경상권, 제주도에는 21일 밤부터 22일 새벽까지 비슷한 수준의 빗방울이 떨어지겠다.

기상청은 이날 열대저압부로 바뀐 태풍이 집중호우를 유발했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지난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제14호 태풍 풀라산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국내에 뜨거운 수증기를 유입시키면서 수도권과 강원, 전남, 제주에 60㎜ 안팎의 빗방울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20일과 21일에는 남쪽에 있는 따뜻한 공기와 북쪽의 찬 공기가 충돌하면서 국내에 집중된 수증기가 장마전선으로 발달해 전국 곳곳에 집중호우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날 오전 9시쯤 중국 상하이 서북서쪽 약 120㎞ 부근 육상에 북상한 풀라산은 열대저압부로 세력이 약해졌다. 기상청은 이 열대저압부가 오는 21일 서해상에 다시 진출하면서 남부지방과 제주를 중심으로 예상보다 많은 양의 비와 강풍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 부산·울산과 경북 등 남부지역에는 순간풍속이 시속 70㎞에 달하는 바람이 불고, 제주도 앞바다와 먼바다, 남해 동부 바깥 먼바다에는 너울과 함께 2~4m 높이의 파도가 일 수 있다.

제14호 태풍 풀라산이 20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열대저압부로 세력이 약화돼 중국 상하이 지역을 이동하고 있다.(사진=기상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