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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구매한 LCD 패널 대부분은 중국 CSOT와 BOE, 대만 AUO 등 중화권 업체로부터 납품받은 것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매입한 LCD 패널 중 중화권 비중이 9할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삼성전자가 판매하는 TV와 모니터는 중국산 LCD 패널이 탑재되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중화권 LCD 패널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중화권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 영향이 크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이 LCD 패널 가격을 공격적으로 책정했고, 이를 버티지 못한 한국 업체들이 하나, 둘 LCD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선택지가 사라진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2년 6월 LCD 생산을 중단했다. LCD 패널 단가하락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의 전환을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이다. 과거 삼성전자는 전체 LCD 패널 중 30% 정도를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납품받고 나머지 물량을 CSOT과 AUO, BOE로부터 공급받았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제품 포트폴리오 특성상 당장 중화권 LCD 비중을 낮추기 어렵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들이 LCD에서 벗어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LCD TV의 일종인 QLED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퀀텀닷(QD)-OLED와 WOLED를 일부 도입하기도 했지만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다만 올해의 경우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와의 협력 강화에 나선 만큼 중화권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LCD는 물론 OLED 패널까지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 받으며 중화권 비중이 자연스레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지난 1분기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OLED와 LCD 패널 장기 공급 계약에 합의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LG디스플레이가 앞으로 5년간 삼성전자에 500만대의 OLED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LCD 역시 올해에만 500만~600만대를 납품할 것으로 예상했다.
DSCC는 “LCD 공급량 증가로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에서 LCD 패널(CA-1) 공장을 재가동했다”며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말 CA-1을 폐쇄했지만 LCD 패널 공급을 늘리기 위해 올해 1월 라인 가동을 재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