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지종 도입은 지난해 말 낙농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추진한 낙농제도 개편의 일환이다. 유제품류 가공에 적합한 저지종을 통해 기존 흰 우유 중심의 생산 구조를 소비자 패턴 변화에 맞춰 다양화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키우는 젖소 대부분은 흰색 바탕에 검은 점박이 무늬를 가진 홀스타인종이다. 이 품종은 우유 생산량은 많으나 그상 성분에 지방과 단백질 함량이 적어 치즈, 버터 등으로 가공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사람들의 유제품 소비 유형이 마시는 우유에서 유가공품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과거보다 유제품 전체 소비량이 늘어났지만, 그 증가분은 수입산으로 대체되면서 오히려 국내 생산은 감소했다. 국산 우유 자급률은 2019년 48.5%에서 2020년 48.1%, 2021년 45.7%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저지종은 홀스타인종에 비해 체구가 작아 우유 생산량은 적지만,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높아 유가공품 생산에 유리하다. 또 체내 소화·흡수율이 좋은 A2 베타카제인 유전자 보유 비율이 높아 기능성 유제품 생산에도 활용 가능할 전망이다.
저지종 도입을 시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2011년부터 당진낙농축산업협동조합, 서울우유협동조합 등 민간에서 추진했으나 비용 등을 이유로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국내에서 사육 중인 저지종은 지난해 12월 한국종축개량협회 등록 기준 510여 마리로, 생산 구조를 바꾸기에는 어려운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정부 차원에서 저지종 사육 확대 지원에 나선다. 기존 홀스타인에 맞춰진 젖소 종축 수입기준을 ‘수입종축 등 생산능력·규격기준’ 고시를 개정해 보완했다. 올해부터 저지종 수정란 230여 개를 도입하고 유가공품 제품개발 및 생산 계획을 수립한 유업체-농가 협의체를 대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국내 젖소 개량기관을 통해 종축을 확보한 뒤 보급 단가를 낮추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저지종 수정란 도입으로 국내에 일정 규모의 사육 환경이 조성되면 소비시장 변화에 맞춘 고품질·고부가가치 국산 유가공품 생산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