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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갑질, 왜 과징금 피했을까?..‘구체성’ 요구하는 통신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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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기자I 2020.06.19 10:54:46

공정위 “감정보다 법리..해외 과징금 사례와 달라"
시정조치 ‘구체성’ 요구하는 통신사들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XS·아이폰XS맥스·아이폰XR 및 애플워치 시리즈4 출시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애플 가로수길에 아이폰XR이 전시돼 있다. 이데일리DB


공정거래위원회가 10년 동안 진행된 애플의 갑질 행위에 대해 과징금과 시정 명령 대신 애플의 자진 시정을 기반으로 하는 동의의결을 택했다.

애플코리아가 지난해 6월 신청한 동의 의결을 받아들이기로 지난 17일 결정한 것이다. 동의의결이란 기업이 스스로 시정방안을 제안해 공정위가 받아들일 경우 위법 여부 판단까지 가지 않고 사건을 끝내는 제도다.

왜 공정위는 위법성을 판단해 과징금 부과를 하지 않고 동의의결을 결정했을까. 최근 3년 동안 동의 의결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애플 봐주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조 전 위원장 재임 기간(2017년 6월~2019년 6월) 동안 들어온 현대모비스·LS기업집단·골프존의 동의의결 개시신청이 모두 기각됐기 때문이다.

“감정보다 법리”..해외 과징금 부과 사례와 달라

애플은 2009년 11월 국내에 아이폰으로 진출한 뒤 ▲이동통신사에 출고가와 출시일, 최소 발주물량을 강제하고 ▲ 광고·마케팅 비용을 떠넘기며 ▲광고 시안과 문구, 매장 디스플레이까지 일일이 간섭해왔다. 또, ▲‘아이폰은 고장나지 않는다’는 논리로 수리비를 이통사에 떠넘기고, 불량품을 쉽게 교환해주지도 않았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2016년 6월 애플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2018년 4월에는 검찰의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를 애플에 보내고 같은해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심의를 진행해 왔고, 2020년 6월 동의의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감정과 법리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정위는 우리 법에 있는 거래상 지위 남용(거래 당사자간 불공정성)으로 애플 규제를 추진했지만, 규제의 실효성 확보 측면에서 애플과 자진 시정을 협의하기로 했다는 얘기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실 우리가 문제 삼은 애플의 행위 사실로 과징금 부과가 이뤄진 나라는 없다”며 “프랑스만 해도 경쟁소비부정방지국(우리로 치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프랑스 상법을 통해 (통신사 광고비용 전가에 따른)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이 역시 법원에 계류돼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애플에 부과한 11억유로(약 1조5000억원)의 과징금은 애플이 시장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프랑스의 소매업체들의 가격 기반 경쟁을 방해했다는 혐의에 따른 것으로 우리와 다른 사안이다.

공정위가 들여다본 사안은 애플이 국내 이동통신사에 저지른 거래상지위 남용행위다. 구체적으로는 ▲애플 단말기 광고 비용과 무상수리서비스 관련 비용을 이통사에게 부담토록 한 행위와 ▲특허권 및 계약해지 관련 일방적으로 이통사에게 불이익한 거래조건을 설정한 행위, 이통사의 보조금지급과 광고활동에 간섭한 행위 등이다.

시정조치 ‘구체성’ 요구하는 통신사들

애플은 공정위에 ▲이통사들의 부담비용을 줄이고, 비용분담을 위한 협의절차를 도입하는 방안 ▲이통사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한 거래조건 및 경영간섭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 ▲일정금액의 상생지원기금을 마련해 중소사업자·프로그램 개발자·소비자와의 상생을 위해 사용하는 방안 등을 시정안으로 제시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애플이 밝힌 시정안만으로 갑질 행위가 근절될 지 모르겠다”며 “구체적인 항목에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개한 애플의 시정방안은 최소한의 것”이라면서 “잠정안이 만들어지고 나면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검찰 등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하고 이를 홈페이지에 게재해 통신사나 유통 업계 등의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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