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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美 시카고상업거래소 탄생 비결.."상장으로 이뤄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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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I 2015.09.14 12:00:00

IPO 통해 자금 조달 수월…몸집 불려 거래소 연속 합병
세계 1위 파생상품 거래소 탄생 가능해져
CME CFO "상장은 올바른 선택이자 가야할 길"

[시카고(미국)=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본사에 자리하고 있는 글로벡스(Globex) 트레이드 플로어. 책상에 6개의 모니터를 설치한 트레이더들이 점심도 거른 채 모니터링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벡스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주요시장을 단일 네트워크로 연결, 24시간 선물과 옵션거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곳에서는 약 70명의 직원들이 3교대 근무를 통해 24시간 내내 트레이드를 진행한다. 한국거래소와도 언제 어느때고 ‘핫라인’을 통해 전화 한통이면 실시간 연결이 가능하다. 현장 책임자인 제임스 두보이스 CME그룹 글로벌 지휘본부 상무는 “3교대 근무자들이 실시간으로 거래에 문제가 없는지 빈틈 없이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CME 글로벡스 트레이드 플로어 전경


글로벡스에서 볼 수 있듯이 각국 거래소의 세계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이다. 그동안 공공기관이라는 족쇄에 묶여서 세계화 물결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웠던 한국거래소 역시 최근 지주사 전환과 함께 기업공개(IPO)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거래소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2002년 지주사로 전환하고 상장까지 마친 뒤 ‘공룡’ 거래소로 거듭난 CME는 한국 거래소 입장에서는 가장 완벽한 벤치마크 대상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CME 본사에서 IPO 담당자인 존 페트로비츠 CME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윌리엄 크노튼벨트 글로벌 비즈니스 본부장을 직접 만났다. 이들은 IPO의 당위성과 이에 따른 국제화 성과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페트로비츠 CFO는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뉴욕상업거래소(NYMEX) 등을 합병해 지금의 CME그룹이 탄생할 수 있다”며 “CME그룹에게 있어 지주사 전환과 IPO는 사업 성장을 위한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힘줘 말했다.

CME는 지난 2002년 성장 전략인 해외시장 진출 및 IT 투자 확대 등을 위한 자금조달을 위해 IPO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주식회사와 지주회사로 전환해 CME 홀딩스를 설립하는 등 조직구조를 재편했다. IPO를 통해 축적된 자금은 인수·합병(M&A)에 활용되면서 CME그룹은 CBOT, NYMEX, COMEX 등을 자회사로 보유한 세계 1위 파생상품 거래소로 거듭났다.

IPO로 우수한 인재 유치 가능…주주가치 제고도 장점

이들이 언급한 IPO의 가장 큰 효과는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이 허용돼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점과 IPO로 유수의 인재들을 거래소로 유치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페트로비츠 CFO는 “직원에 대한 보수 일부분은 회사 주식으로 지급된다”며 “결국 회사 직원이 주인이 되는 셈으로, 자유롭게 거래되는 주식을 지급하면 우수한 인재들을 유치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주주가치 제고 역시 긍정적인 점으로 꼽았다.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CME 발전도 가능했다는 것이다. CME그룹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비 15% 늘어난 11억27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지난 2012년 이후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페트로비츠 CFO는 “과거 회원사가 소유하던 시절에는 회원사의 거래기회와 이익에 초점을 두었던 것에 반해 이제는 주주가치의 창조에 목표를 두고 있다”며 “어떻게 하면 주주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회사를 키우고, 시장을 성장시킬 수 있을까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 CME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 중인 존 페트로비츠 CME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왼쪽)와 윌리엄 크노튼벨트 글로벌 비즈니스 본부장.


다만 이들은 상장과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한국거래소에 대한 직접적인 조언에 대해서는 민감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글로벌 성장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는 방식으로 당위성을 설명했다.

윌리엄 본부장은 “외부로 눈을 돌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 2~3년동안 CME그룹의 성장은 국제화, 글로벌화에서 온 부분이 크다”고 강조했다.

CME는 현재 미국 이외의 지역에 제 2의 시장을 구축 중이다. 런던에 청산소, 거래소, 거래기록 보관소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윌리엄 본부장은 “향후 5년 동안의 성장은 이러한 글로벌 부분에서 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CME그룹은 IPO를 통해 성장했고, 결론적으로 가야 할 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韓 파생시장 부진, 정부 규제때문 아냐…‘혁신’ 필요

한편 최근 부진의 늪에 빠져있는 한국 파생상품 시장이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혁신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내놨다. 한국 파생상품 거래량 순위는 지난 2011년 세계 1위였지만 불과 3년만인 지난해는 12위까지 추락한 상태다.

페트로비츠 CFO는 한국 파생시장이 부진에 빠진 이유로 코스피 옵션계약 거래단위가 지나치게 커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점을 꼽았다. 또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가 과거보다 저성장모드로 진입하면서 변동성이 감소한 점도 부진의 이유로 봤다.

페트로비츠 CFO는 “좀 더 많은 거래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일년 동안 만기월을 늘리거나 거래일을 늘리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상품을 지금 있는 그대로 그냥 두는 것이 아니라 끊임 없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 내부에서는 파생시장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정부 규제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요인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윌리엄 본부장은 “규제는 어디에나 있고 미국이나 유럽 등도 규제가 강한 시장”이라며 “한국 등 이머징 시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아 시장참여자에 대한 규제가 개인투자자에 대한 규제가 되면서 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규제는 한국 시장에만 특별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나 항상 주어진 조건”이라며 “다른 극복방안으로 해결해야지 규제에 집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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