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는 화학과의 한순규 교수와 윤동기 교수 공동연구팀이 세큐린진 B의 합성 방법을 밝혀내고, 이 과정에서 발견한 화학적 반응성을 응용해 새로운 유형의 분자 광스위치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
우선 천연물에 전자주개 치환기를 달자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흡수하면서, 무색인 기본 천연물과 달리 신물질은 노란색을 나타냈다. 이후 천연물 유래 소재에 파란색 빛을 쬐자 수 초 뒤 색이 사라졌다. 빛에 의해 분자구조가 변형되면서 물질의 성질이 바뀐 셈이다. 변형된 구조의 물질에 310나노미터(nm) 파장의 자외선을 쏘자 다시 구조가 원래대로 돌아오면서 노란색이 됐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광 감응 물질을 고분자에도 적용했다. 연구팀은 PDMS(연성고분자의 일종) 고분자에 분자 광스위치 물질을 혼합하고 굳혀 427 나노미터(nm) 파장의 파란색 가시광선을 쬐어 무색이 되고 310nm 파장의 자외선을 쬐어주면 노란색으로 변하는 젤리 물질을 개발했다.
또 윤동기 교수 연구팀과의 추가 연구에서 광 감응 카이랄(서로 거울 쌍을 이루지만, 둘이 서로 겹쳐지지 않는 성질) 혼입제를 연구했다. 그 결과, 디스플레이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액정 물질에 파란색 빛을 쬐었을 때 카이랄 액정의 꼬임 주기가 변하면서 광스위치의 성질도 여전히 지닌 것으로 조사됐다.
광스위치는 분자 내에서 결합이 이동해 분자구조가 바뀌는 작동 원리에 기반한다. 파장에 따른 색 변화뿐 아니라 형광을 끄거나 킬 수도 있기 때문에 형광 탐침으로 생물학 분야에도 응용할 수 있다.
한순규 교수는 “천연물 합성이라는 기초과학 연구 과정에서 발견한 원리를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분자 광스위치를 개발했다”며 “새로운 기술 개발을 하려면 자연현상의 작동 원리를 탐구하는 기초과학 연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 프레스(Cell Press)’에서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켐(Chem)’에 지난 달 31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