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복수 기업의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한 결과 이같이 결정하고 지분 매각을 위한 후속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엠투엔은 총 투자금액, 자본의 성격, 자금조달 계획, 임상 계획, 파이프라인 등 종합적인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했다. 양사는 본 계약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납입일정 등을 조율할 예정이다.
GFB에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넥타 테라퓨틱스 창립을 이끈 아짓 싱 길(Ajit Singh Gill) 대표를 포함해 스티브 모리스 박사, 마이클 와이커트 박사, 데이비드 가넬레 박사 등 연구개발 및 규제 전문가들이 합류했다. 국내에서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 출신의 박상근 대표가 바이오사업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엠투엔과 GFB는 세계 최고 권위의 암센터인 엠디앤더슨에서 난소암 치료제 ‘GRN-300’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다방면에 걸친 검토 끝에 미래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고, 주주들의 입장을 대변해줄 수 있는 기업을 선정했다”면서 “본 계약은 1개월 내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모든 과정에 성실한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젠의 매각은 한국거래소가 지배구조를 개선하라는 요구를 한 데 대한 후속절차다. 신라젠은 2016년 코스닥 상장 이후 시가총액 순위 2위까지 올랐지만 경영진의 횡령·배임 행위가 드러나면서 지난해 5월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경영진이 형사재판을 받게 되며 상장폐지 위기까지 내몰렸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신라젠에 대한 상장폐지 여부를 논의한 결과,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신규투자자 유치 등의 방식으로 자본금을 500억원 이상 확충하고 신규 최대주주의 지분을 15% 이상 확보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젠 매각은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후속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엠투엔이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
신라젠도 거래재개와 경영정상화를 꾀할 수 있다. 새 주인이 정해지고 한국거래소가 상장유지를 결정하면 약 1년 만에 거래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항암 바이러스 기반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신장암 치료 임상시험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젠은 한국, 미국, 호주 등에서 임상 1b·2a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안으로 임상 2a상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상은·신현필 대표이사 등 임원진은 최대주주 변경을 고려해 날짜없는 사임서를 쓴 상태다. 새로운 최대주주가 이들의 유임 또는 퇴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