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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니혼게이자신문에 따르면 르네사스는 국내외 13개 공장을 일시 중단할 방침이다. 르네사스는 일본 내 9개, 중국이나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 5개의 공장을 가지고 있다. 이 중 하나의 공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시적인 가동중단에 들어가는 셈이다.
일본에서는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회로를 새기는 등 ‘전공정’(前工程) 6개 공장이 모두 2개월간 공장 중단에 들어간다. 4~5월 있는 연휴기간을 이용해 1개월간, 8월 여름휴가철에 1개월씩 나눠서 중단할 계획이다. 최종적인 제품을 완성하는 ‘후공정’을 담당하는 공장 3개도 4~9월에 걸쳐 수주간 휴업을 할 한다. 중국·말레이시아 등에 있는 해외 공장도 수주 간 휴업을 한다. 이미 주거래처와 노동조합에 이같은 방침을 전달했다. 공장 직원들에게는 휴직수당을 지급한다.
닛케이는 “여름휴가철을 이용해 1개월 정도 휴업을 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1개월 이상 생산이 중단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례 없는 장기간의 공장 정지는 늘어나는 재고를 관리하기 위해서다. 르네사스는 자동차나 가전, 산업기기 제어의 중핵을 담당하는 ‘마이콘’이라고 불리는 반도체를 생산한다. 중국에서는 자동차나 에어콘, 공작기계 등에 사용하는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기 성장 둔화세가 반도체나 전자부품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자 애플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우리나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미국 퀄컴 등 주요 8개사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1년 전과 비교해 30% 감소했다. 이번 분기 최고 수익을 예상했던 일본전산의 전망은 6년만에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전쟁이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문제 등 세계 경제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면서 감산이나 투자 계획을 축소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르네사스는 지난해 미국 반도체회사 인테그레이드 다바이스 테크놀로지(IDT)를 67억달러에 인수했다. 해외사업 부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세계 경제 성장이 주춤하고 반도체 수요가 예상 외로 부진할 경우, ‘승자의 저주’가 실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르네사스의 지난해 12월 기준 연속 매출은 전월보다 3% 감소한 7573억엔, 최종이익은 같은 기간 29% 감소한 545억엔이었다. 르네사스는 올해 6월께 그룹 전체 5%에 달하는 1000명을 구조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