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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30여년 생활을 같이해온 배우자를 무차별적으로 가격해 상해를 입히고 결국 사망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잔혹하고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부검 결과에 따르면 얼굴과 상·하반신, 몸통, 팔다리 등에 상처가 확인됐다”며 “피해자의 각 부위나 정도, 혈흔의 정도를 비춰보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손바닥으로 때린 정도가 아닌 실질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여러 차례의 가해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사건 당시 74세의 고령이었고, 피고인과 피해자의 체격 차이 등에 비춰볼 때 피고인의 가해 행위를 피해자가 쉽게 저항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가해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2월 12일 서울 성북구 자택에서 70대 아내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박씨는 술에 취한 채 집에 들어가려 했으나 아내가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자 방충망을 뚫고 들어가 아내를 때리고 방치해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재판 과정에서 손바닥으로 이마나 뺨을 몇 차례 때렸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갈비뼈 골절, 구강 내 파열 등 전신에 다양한 폭행의 흔적이 발견됐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