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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사직 한달 째…“일자리 구합니다” 글만 수백개

이로원 기자I 2024.03.15 12:29:58

일감 찾아나선 사직 전공의들…구직 글만 200여개
앞서 서울시의사회 ‘구인구직 게시판’ 열어
정부 “의료기관 개설·겸직근무 안돼…10여명 겸직 의혹”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추진에 반발해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이 4주째 복귀를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구직에 나선 의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사직 전공의들 중 다른 의료기관에 중복으로 등록된 사례가 나와 정부가 파악에 나섰다.

의료 공백 장기화 속 등장한 구인, 구직 글들. (사진=서울특별시의사회 홈페이지 캡처)
15일 기준 서울시의사회 온라인 구인·구직 게시판에는 총 268개의 구인·구직 글이 게재됐다. ‘사직 정형외과 전공의 구직합니다’ ‘올해 졸업 후, 임용 포기한 예비 인턴 구직 신청합니다’ 등의 내용이다. 앞서 서울시의사회는 사직 전공의에게 새 일자리를 이어주기 위해 지난 6일 구인구직 게시판을 열었다.

일부 전공의들은 민법을 근거로 사직서를 제출한 후에 한 달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직 효력이 발생해 ‘자유의 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법 660조는 고용 기간의 약정이 없는 근로자의 경우 사직 의사를 밝힌 1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생긴다고 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형 병원을 떠난 상황에서 일반 동네 병원 등에 이력서를 넣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정부는 사직 의사를 표명한 전공의의 구인구직은 법에 어긋난다고 선을 긋고 있다.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의료법에 따른 ‘진료 유지명령’을 발령했으므로, 당초 사직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특히 서울시의사회의 구인·구직 게시판 역시 정부는 ‘불법’이라고 못 박았다.

전병왕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10명 이내의 전공의가 다른 의료기관에 중복으로 인력 신고 된 사례가 파악됐다”며 “전공의는 전문의 수련 규정에 따라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고 수련병원 외의 다른 의료기관에 근무하거나 겸직 근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직서 제출 한 달이 지나면 효력이 생긴다는 민법 660조항을 들어 일부 전공의들이 다른 병원에 취업한 것에 대해 복지부는 “(전공의는) 고용 기간 약정이 없는 근로계약에 해당하기 때문에 다년간 약정이 있는 근로계약을 맺는 전공의는 해당 조항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며 “겸직 금지 위반으로 전공의 당사자는 물론 전공의를 고용한 개원의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 실장은 “의료기관 관계자분들께서는 기존의 유효한 행정명령 등을 검토하지 않고 전공의의 일방적 주장에 따른 사직 처리가 되지 않도록 유의하시길 바란다”며 각 의료기관에 해당 사안을 재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수련병원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게 월급을 줄 필요가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8일 브리핑에서 “면허정지 기간 중 의료행위를 하거나, 3회 이상 면허정지 처분을 받을 경우 면허 취소 대상이 된다”며 “고용관계 규정 해석에 따라 전공의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기간 동안에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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