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만명씩 찾은 ‘얼음 도시’ 하얼빈, 관광 회복 이끌어

이명철 기자I 2024.01.05 12:27:45

새해 연휴 사흘간 하얼빈 관광객 305만명, 1조원 수입
행사 초기 환불 사태 빚었지만 서비스 개선 노력 주효
중국 서비스 회복세 강화…겨울철 관광 수요에 기대감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매년 겨울철마다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얼음도시’ 하얼빈의 인기가 뜨겁다. 지난 새해 연휴에만 300만명 이상이 이곳을 찾았으며 본격 축제가 열리는 5일부터는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서비스 활성화를 통한 내수 회복을 노리는 중국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다.

지난달 18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빙설대세계 행사장에 입장한 관광객들이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AFP)


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새해 연휴(12월 30~1월 1일) 사흘간 하얼빈 관광객수는 305만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관광수입은 59억1400만위안(약 1조1000억원)을 올렸다.

관광객수와 관광수입은 코로나19 이전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9년과 비슷한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지난 3일 연인과 함께 하얼빈을 찾은 관광객 리씨는 신화통신에 “방송에서 하얼빈을 축제를 칭찬하는 것을 보고 찾아왔는데 거리에 이렇게 많은 얼음 조각과 눈 조각이 있을 줄 몰랐다”며 “테마 얼음 조각은 눈부신 조명에서 몽환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얼빈에는 얼음 축제인 ‘하얼빈 빙설대세계’가 열리고 있다. 지난달 18일 처음 개장 후 약 4시간만에 4만여명의 방문객이 입장하기도 했다.

개장 첫날 인파가 몰리면서 대형 미끄럼틀, 관람차, 아이스쇼 등의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워 혼란을 빚기도 했다. 이에 현장 관계자들은 입장객들에게 사과하고 티켓을 환불하는 한편 서비스 개선에 나섰다.

신화통신은 “하얼빈의 일련의 대응책은 사람들이 친절을 느끼게끔 함으로써 고객 지향적, 고객 친화적이 됐다”며 “많은 호텔들이 축제 기간 가격 인상을 하지 않으면서 편안함도 갖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하얼빈의 인기는 소비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신화통신은 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인용해 새해 첫날 하얼빈 외식과 호텔 숙박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225.7%, 512.9% 급증했다. 관광소비와 엔터테인먼트 및 레저 소비도 같은 기간 각각 344.6%, 297.5% 늘었다.

헤이룽장성 문화관광부의 허 징 주임은 “이번 인기는 우연이 아니라 1년 동안 준비한 결과”라며 “관광객의 관점에서 관광 환경을 개선하고 관광 서비스 품질 향상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서비스업 개선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이 전날 발표한 체감경기 지표인 차이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9로 전월대비 1.4포인트 상승했다. 해당 지수는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 50 미만은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로이터통신은 “12월 중국의 서비스 활동이 5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확장되면서 관광 붐이 일었고 서비스 부문에 대한 낙관론이 3개월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며 “중국내 겨울 관광 급증으로 여행 서비스 기업 주가가 급등하는 등 기업에게도 혜택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5일부터는 하얼빈의 세계 최대 얼음 축제인 국제 빙설제가 열린다. 하얼빈시 정부는 축제의 공식 개막에 맞춰 이날을 특별 공휴일로 지정·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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