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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지난주 실시한 웹캐스트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 은행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반을 주시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웹캐스트는 은행업과 관련해 아시아·태평양 투자자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과 함께 진행됐다.
S&P는 대부분 글로벌 은행이 높은 수준의 리스크를 감당할 견조한 자본과 자산 건전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설문조사에도 글로벌 은행의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지난해말 절반 가량이었지만 이번에는 3분의 1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많은 참가자들은 경제의 하방 리스크와 금융위기를 유발할 촉매제가 무엇일지 궁금해했다고 S&P는 전했다.
개빈 거닝 S&P 글로벌 및 아시아태평양 부문 책임자는 “이번 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향후 12~24개월간 선진 은행 시장에서 영국·미국·이탈리아 은행을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신흥 시장에서는 튀르키예와 중국에 대한 전망이 가장 어두웠다”고 설명했다.
자산 규모가 크고 자본건전성이 우수한 편인 미국 은행에 대한 우려가 늘어난 이유는 올해 SVB를 비롯한 여러 은행들의 파산 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S&P에 따르면 3~4월 지역 은행 부실 이후 변동성이 크게 증가했으며 소규모 은행은 예금 유출이 발생했고 신용 위험도 높아졌다.
미국 금융당국이 예금 보호 조치 등을 실시하며 상황은 안정됐다. S&P도 대부분 미국 은행에 대한 전망이 안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은행권에 부담을 주는 요소는 부동산이다. 이번 웹캐스트에서도 많은 참가자들이 선진국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 시장 모두에서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에 대해 질문했다.
중국 지역 금융기관의 밍 탄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체 개발업체 대출이 시스템 대출의 7% 미만이어서 은행은 리스크를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하위 도시에 익스포저가 집중된 일부 지역 은행은 신용 편차가 더 커지고 부동산 부실채권(NPL)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P는 경기 사이클 하방 요인에 대해 △실업률 상승을 동반한 경제 성장 약화 △높은 정책금리 장기화 △부동산 부문 취약에 따른 은행 자산 건전성 훼손 △전염병과 시장 변동성 4가지를 꼽았다.
엠마누엘 볼란드 S&P 글로벌 부문 책임자는 “리스크들이 서로 연결돼 어느 것이 더 위기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은지 순위를 정하기 어렵다”며 “하나의 리스크가 다른 리스크 현실화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