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장관 또 구설수, 5.18 특별법 위헌 소지?
지난 달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 국방부가 5·18 특별법의 주무부처이기 때문에 이날 회의에 송 장관이 참석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압수수색은 검사만 청구할 수 있게 헌법에 돼 있는데, 5·18 특별법에는 5·18진상조사위원회가 검사에게 진상규명을 위해 영장을 청구해 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며 위헌 여부를 물었다. 송 장관은 “저도 국방부 법무관리관으로부터 자료문건 요구 등은 조금 무리하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법사위에서 짚고 넘어가겠지만, 검토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는 법에 대해 잘 아는 국회 법사위에서 알아서 검토해 처리할 것으로 본다는 원론적인 답변이었다. 진상조사위원회 활동이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으니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그의 소신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송 장관의 발언은 5·18 특별법의 위헌 소지 가능성이 있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여져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
이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긴급 현안 대정부질문에서 송 장관은 또 주적(主敵) 문제를 놓고 진땀을 뺐다. ‘주적이 누구냐’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질문에 “주적·종적 논란이 많기 때문에 제가 여기서 단언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이에 송 장관은 자유한국당 의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사실 주적 개념은 국방부 공식 문서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우리 군의 공식 문서에 주적 용어를 사용하는게 타당하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우리에 위협이 되는 북한정권과 북한군만을 ‘적’으로 규정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는 오랜 정치적 논쟁의 산물이다. 군인 출신인 송 장관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북한정권과 북한군을 주적이라고 표현하고 싶었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특히 송 장관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천안함 배후설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라고 했지만, 그의 방남과 관련해선 “군 입장에서는 불쾌한 사항”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천안함을 피격한 잠수정은 북한 정찰총국 소속이라고 확인했다. 천암함 폭침 당시 정찰총국의 수장은 김영철이었다. 이번 정부 당국자 중 김영철의 책임론을 언급한 것은 송 장관이 처음이다. 청와대와 타 부처의 눈치를 봐야하는 그의 처지에서 최선의 답변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잇딴 논란에 국방개혁 추진 성과 빛바래
청와대로부터 ‘엄중 주의’까지 받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에 대한 송 장관의 발언도 그의 소신을 반영한 것이다. 송 장관은 그와 가까운 국방부 간부와 군 장성들에게 문 특보의 언론 인터뷰를 지목하며 “김정은과 우리 국군통수권자를 동격으로 취급하는듯한 발언을 한데 대해 참을 수 없었다”고 토로 했다고 한다. 과거 문 특보가 북한이 핵 폐기가 아닌 핵 동결만 해도 그 대가로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뜻으로 얘기한 데 대해서도 송 장관은 “외교안보특보로서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송 장관은 지난 28일 야당 측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4월 첫 주 재개될 것”이란 문정인 특보의 발언에 대해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그 사람은 그런 것을 결정하는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청와대로부터 지적을 받은 전술핵 재배치 관련 발언도 서툴고 미숙한 화법 때문에 그렇지 ‘할 말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반도 비핵화가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이긴 하지만, 국방 수장으로서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할 수 있는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송 장관의 이같은 소신 발언이 정부 내 엇박자로 비춰지고 국회에서의 세련되지 못한 발언 태도 등이 함께 거론되면서 자질 문제로까지 비화되기도 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송영무 장관은 과거 어느 장관 보다 강력한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있고 국방부 문민화와 제도 개선 등을 이뤄가고 있지만, 발언이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면서 그의 리더십이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