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상(사진) 조선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8일 대검찰청 별관에서 열린 ‘2023년도 제4회 형사법아카데미’에서 ‘재판 중 구속기간 개선’ 주제로 발표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1심 구속기간은 6개월로 제한돼 있다. 쟁점이 복잡하고 증거가 다수인 사건에서 구속기간 내 심리를 마치지 못한 채 피고인이 석방되고 심리가 지연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일부 재판에서는 피고인이 기피신청 등 절차를 남용해 재판을 고의적으로 지연시키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지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는 없다.
이원상 교수는 “재판 중 구속기간에 대한 법률상 제한을 폐지해 사건별로 법원의 결정으로 연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특히 피고인이 고의로 재판을 지연하는 방어권 남용 행위에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만 구속기간 연장에 대한 법원의 재량을 통제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특정사유에 한정해 연장, 매 기일마다 보석심사 실시, 석방심사체계 일원화 등을 예로 제시했다.
황태정 경기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의 사회로 이어진 토론에는 김종근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부장판사), 차승민 법무법인 평안 변호사, 손정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토론자들은 구속기간 연장의 필요성에 대해 대체로 공감하면서 법원의 재량을 제한할 필요성 등이 있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구속기간 연장사유 및 연장기간 등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 제1심, 항소심의 최대 구속기간을 각각 1년으로 연장 ▲기본 구속기간을 6개월로 연장하고 3차에 한해 연장 가능 ▲형소법에 따라 법령상·사실상 공판절차가 정지되는 기간을 구속기간에 불산입 ▲피고인의 동의를 얻어 연장 가능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