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로 수능을 치르는 선배들을 향한 후배들의 열띤 응원문화는 찾아보기 어려워 졌지만 시험장 앞 팽팽한 긴장감은 그대로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경기 의정부시의 경기도교육청 제32지구 제4시험장인 호원고등학교 앞은 입실이 시작되는 6시 30분 전부터 수험생의 선전을 기원하는 지역 봉사단체 회원들의 열기가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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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식(53) 호원1동 협의회장은 “매년 수능시험때마다 현장에 나와 수험생들을 응원하는데 그때마다 가슴이 뭉클하다”며 “올해 시험은 다행히 날씨가 춥지 않아 수험생들의 떨림이 조금은 덜 할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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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 청소년수련관 SNS기자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학생들은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조금만 더 힘내보자’라는 글을 직접 만들어 선배들을 응원하고 있다.
학생들은 고사장으로 입실하는 선배 언니, 누나들에게 행운을 담은 포춘쿠키와 핫팩을 직접 나눠주며 힘을 보탰다.
처음으로 수능시험장 응원에 참여한 고예빈(동암중3) 양은 “수능이라는 것을 텔레비젼에서만 봤는데 직접 이렇게 현장에 나와보니 실감이 난다”며 “아직 얼떨떨한 기분이 들긴 하지만 나도 3년 후에 수능을 치러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벌써부터 긴장이 된다”고 현장의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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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곳에서는 의정부시를 지역구로 하는 도·시의원들이 여·야가 화합해 한 목소리를 내면서 훈훈한 모습을 선사했다.
국민의힘 소속의 최병선 경기도의원은 “의정부을 당원협의회 차원에서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소속 시의원들과 함께 고사장을 찾았다”며 “서로 당이 다른 정치인이지만 수능 응원에서는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자리를 지킨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김지호 의정부시의원은 “의회 안에서는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관으로 치열한 논쟁을 펼칠때도 있지만 의정부시의 발전을 위한다는 근본적인 마음처럼 오늘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심정도 모두 똑같다”며 “여·야 정치인들이 한 목소리로 응원을 보내는 만큼 수험생들도 준비한 결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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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안두열 KG모빌리티 의정부제일영업소 부장으로 평상시 출근 시간마다 의정부 곳곳에서 산타복장을 하고 영업활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안 부장은 “조카가 오늘 이곳에서 수능을 치른다고 해서 응원 차 평상시 홍보 전략인 산타 복장을 하고 고사장을 찾았다”며 “정작 조카랑은 아는척도 하지 못했는데 지역 후배 학생들을 응원하다 보니 나 스스로도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곳 제32지구 제5시험장에서 11년 동안 배움터지킴이로 봉사하고 있는 한상천(76)씨는 33년 동안의 군생활에서 나오는 위엄을 풍기면서 마지막으로 고사장에 입실하는 수험생까지 모두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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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공업고등학교 19회 졸업생인 한씨는 수능 시험날 만큼은 군인 출신에게만 나올 수 있는 매서운 눈초리로 수험생들의 안전을 지키지만 평상시에는 학교 정문 안전 지킴이로 학생들에게는 친근한 할아버지 같은 존재다.
한상천 배움터지킴이는 “무지개는 하나의 색으로 만들지 못하는 만큼 오늘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들 모두가 성인이 돼서도 서로 화합하면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데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말하면서 고사장을 문을 닫았다.
한편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지원자는 작년보다 3442명 감소한 50만4588명으로 경기지역에서는 14만6122명이 응시했으며 지난해 14만6623명보다 501명(0.3%) 줄었다.
경기지역 고사장은 338개교 6428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