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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책임자인 에반 에이츠너 워싱턴 대학교 의학연구소 조사관은 “모든 정보를 해독해 인간이 개별 유기체로 구성되고 다른 사람은 물론 다른 종과 구분되는 과정을 알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새로운 분석 방법을 통해 미확인됐던 4억개의 새로운 문자가 추가됐다. 기존 연구 방법인 ‘쇼트 리드’는 DNA를 아주 작게 토막 낸 뒤 염기 서열을 분석하고 특수 컴퓨터로 다시 짜 맞추는 방식이어서 인간 DNA의 반복되는 부분의 위치를 특정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DNA를 길게 토막 내 해독하면서 문자를 배열하는 ‘롱 리드’ 방식을 도입해 미확인 문자를 파악했다. CNN은 이에 대해 1만 조각의 어려운 퍼즐이 훨씬 단순한 500조각의 퍼즐이 된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임신 합병증으로 태반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완전포상기태(complete hydatidiform mole) 세포의 DNA를 사용한 것도 연구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일반적인 인간 세포는 모계와 부계에서 물려받은 DNA 세트를 모두 갖고 있지만, 부계의 DNA 세트만 반복되는 완전포상기태 세포를 통해 단일 세트만 해독할 수 있었던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새롭게 확인된 유전자 부분은 인간의 적응 및 면역 활동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약물 반응을 예측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구나 유전자 배열을 완벽히 파악한 만큼 유전체 변이가 유발하는 다운증후군과 같은 질병은 물론 난임 문제의 해결에 한층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과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논문의 제1저자인 애덤 필리피는 이번 연구에 2003년 프로젝트 당시 4억5000만달러(한화 약 5478억원)와 비교해 훨씬 적은 수백만달러가 투입됐다며 향후 10년 이내에는 유전자 분석이 1000달러(약 128만원) 미만의 가격에 일상적인 의료 검진 항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