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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보리와 마늘이 자라는 생육 초기 기간(1~3월)에 내렸던 잦은 비의 영향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겨울철(2023년 12월~2024년 2월) 전국 강수량은 236.7㎜로 역대 가장 많은 겨울비가 내렸다. 강수일수 역시 평년 19.5일인 것이 지난 겨울은 31.1일로 역대 가장 많았다.
보리는 지난해 파종기 가격이 하락해 재배 면적이 전년 대비 7.7% 줄어들고, 강수로 인해 면적당(10a) 생산량도 줄었다. 겉보리와 쌀보리, 맥주보리 생산량이 일제히 감소하며 전체 생산량은 7만891t에 그쳤다.
보리 생산량은 2019년 20만톤을 넘겨 10년래 최대 수준을 보였던 것이 2022년 10만톤 아래로 떨어져 4년 만에 반토막이 난 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특히 올해 생산량은 2011년 보리 수매가 종료된 직후인 2012년(8만4525t)보다 적어 역대 최저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1년 보리 수매 제도가 사라진 이후 보리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마늘도 기상여건 악화로 면적당 생산량이 줄어들고, 재배면적 역시 5.7% 감소했다. 2022년 1㎏당 6976원이었던 마늘 도매가격이 2023년 5453원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체 생산량은 전년 대비 10.5% 감소했다. 특히 싹을 틔워 겨울을 나는 난지형 마늘 생산량이 겨울비로 인해 1년 전보다 12.1% 줄어들어 전체 마늘 생산량 감소를 이끌었다.
지난해 양파 역시 기상여건 악화의 영향으로 면적당 생산량은 줄었지만, 재배면적이 늘어난 덕에 전체 생산량은 전년 대비 0.2%(2428t) 늘어난 117만5276t을 기록했다.
양파 재배면적이 늘어난 것은 가격 상승의 영향이다. 2022년 1㎏당 1166원인 양파 가격은 지난해 1414원으로 1년만에 20% 넘게 뛰었다.
한편 시도별로 보면 보리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47.9%)는 전북에서 생산됐다. 이후 전남(24.2%), 제주(4.5%) 순이었다. 마늘은 경남(33.2%)과 경북(22.6%), 충남(15.5%) 순이었으며 양파는 전남(31.8%), 경남(23.4%), 경북(16.9%)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