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네이버 의존도 낮춰라"…식품업계가 자사몰 강화에 나선 이유는

오희나 기자I 2025.01.30 14:02:10

온라인 장보기 일상화…식음료품 쇼핑거래액 28조 수준
아워홈·대상·hy 등 자사몰 강화..신제품 선출시·가격은 더 싸게
"유통·물류 비용 낮추고 충성고객 확보 등 긍정적"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식음료 업계가 올해 들어 자사몰 강화에 나서고 있다. 쿠팡, 네이버 등 이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유통·물류 비용은 절감하고, 충성 고객까지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30일 통계청 및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등에 따르면 식음료품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23년 28조 1508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이후 4년간 252% 성장한 수준이다. 이 기간 국내 냉동식품 시장은 1조 3439억원에서 1조 7218억원으로 28% 성장했다. ‘온라인 장보기’가 일상화되고 냉동식품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식품업체들은 자사몰을 강화하고 있다. 자사몰로 고객을 유인한 후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얻는다면 충성 고객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다각화 및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아워홈몰’ 활성화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기획전 및 이벤트 확대, 카테고리 개편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지난해 ‘아워홈몰’ 신규 가입자 수는 전년대비 78% 증가했다. 이는 2016년 아워홈몰 전면 개편 이후 역대 최대 성장률이다. 특히 지난해 고객 평균 재구매율이 66%에 달했다. 충성 고객이 확보되고 있는 셈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외부채널보다 더 저렴하게 제품을 판매하는 등의 이벤트를 통해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재구매율이 높은 만큼 앞으로도 자사몰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상은 자사몰 ‘정원e샵’의 외연을 확장하며 식품 전문 플랫폼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종가, 청정원, 웰라이프 등 그룹사 브랜드로만 구성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브랜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또 신제품을 가장 빠르게 소개하고, ‘김치공방’과 같은 정원e샵 전용 제품을 판매한 결과 ‘정원e샵’ 매출액은 2019년 이후 4년간 약 25%, 회원수는 24%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의 자사몰 ‘CJ더마켓’도 회원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회원수는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한 396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유료 멤버십 ‘the프라임’의 회원수는 90% 급증한 15만명을 기록했다. 일부 신제품을 다른 채널보다 앞서 출시하고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전략이 주효했다.

hy도 2020년 선보인 자사몰 ‘프레딧’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유제품 외 신선식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생활용품 등으로 취급 품목을 확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프레딧 출범 초기 400개 수준이던 상품은 현재 1100개를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은 올 들어 자사몰인 ‘칠성몰’을 새단장했다. 선물하기, 신상품 체험, 브랜드관 등 소비자 참여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새로운 기능을 도입한 게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가 자사몰을 강화하는 것은 다른 유통 채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유통·물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울러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이커머스 리스크 관리 방안의 하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장보기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집밥 트렌드가 이어지는 만큼 자사몰 강화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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