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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에 출시한 이 모델은 무지개 색상의 보석을 적용한 첫 모델로 베젤 주위에 여러 가지 색상의 사파이어 보석이 장식된 게 특징이다. 지난 20년 간 개인 소장품으로 보관되다가 이번에 경매 시장에 나오게 됐다.
필립스는 이례적으로 이 시계에 예상 낙찰가를 책정하지 않기로 했다. 시장에선 최소 300만스위스프랑(350만달러, 약 46억원)에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경매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발 명품 호황 이후 거품이 꺼져가는 시기에 이뤄져 눈길을 끈다.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고금리,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명품 업계 전반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고가 시계도 중국발 소비 침체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스위스 시계산업연맹에 따르면 7월 중국 시계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급감했다. 같은 기간 홍콩도 19% 줄었다. 중국과 홍콩의 수요 공백으로 바쉐론 , 예거 르쿨르드, IWC 등 고가 시계 모델을 거느리고 있는 리치몬드그룹은 2분기 매출이 13% 감소했고, 오메가와 브레게를 소유한 스와치그룹도 올 상반기 중국 매출이 30% 급감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스위스의 시계 수출 규모는 중국 주도의 경기 침체가 얼마나 깊고 지속적이며 업계에 타격을 입히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희소성이 높은 초고가 시계 모델에 대한 수요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5월 필립스 경매에서 롤렉스 시계가 400만스위스프랑(약 62억4000만원)에 판매된 사례가 있어서다. 1988년 모델인 이 시계는 다이얼과 베젤에 다이아몬드가 장식된 골드 롤렉스 6270 데이토나 모델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경매가 초고가 시계 구매자의 수요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