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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의 취임사 구절인 ‘만약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을 인용하며 “한일 관계도 이제 과거를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작년 5월 대통령 취임 이후 존재 자체 마저 불투명해져 버린 한일관계 정상화 방안을 고민해왔다”면서 “마치 출구가 없는 미로 속에 갇힌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손을 놓고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일관계를 악화시킨 전임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다.
윤 대통령은 “전임 정부는 수렁에 빠진 한일 관계를 그대로 방치했다”며 “그 여파로 양국 국민과 재일 동포들이 피해를 입고, 양국의 안보와 경제는 깊은 반목에 빠지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는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일을 외치며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고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등도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윤석열 정부가 구상하는 한일 관계와 그 방향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날로 치열해지는 미중 전략 경쟁, 글로벌 공급망 위기, 북한 핵 위협의 고도화 등 우리를 둘러싼 복합위기 속에서 한일 협력의 필요성언 더욱 커졌다. 한일 양국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가장 가깝게 교류해온 숙명의 이웃관계”며 “독일과 프랑스도 양차 세계 대전을 통해 수많은 인명을 희생시키면서 적으로 맞서다 전후 전격적으로 화해하고 이제는 가장 가깝게 협력하는 이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들끓는 반대 여론 속에서도 일본과 관계 개선에 나섰던 역대 정부의 노력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또 국내 여론 악화의 핵심인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도 언급하며 “우리 정부는 1965년 국교 정상화 당시의 합의와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동시에 충족하는 절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분들과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일본이 사과해야 한다는 여론과 관련해 “일본은 이미 수십 차례 걸쳐 과거사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표한 바 있고, 이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2010년 ‘간 나오토 담화’”라며 “이번 한일 정상회담 역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비롯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정부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고 했다.
아울러 도쿄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일본 측의 호응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양국 정부는 각자 자신을 돌아보며 한일 관계의 정상화와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각자 스스로 제거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한국이 선제적으로 걸림돌을 제거해 나간다면 분명 일본도 성의있게 호응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 한일정상회담 등 방일 일정에서 얻은 결실을 공유하면서 양국 협력 증진을 위한 후속조치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