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17일 14시 12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급격한 대외자본 유출입 규제 도입이 임박한 가운데 보험업계에서 빈번한 외화 유출입이 일어나고 있는 재보험시장도 규제 대상이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보험사들의 해외 재보험 가입과 인수로 드나드는 외화가 매년 3조원에 이르고 있고 시장 자율화로 사고에 따른 피해위험에도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외화 유출입을 직접 규제하긴 힘들겠지만, 거래 안정성을 위한 보완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외 재보험 출재와 수재 거래는 매년 늘어나 2008년과 2009년에 3조원을 넘어섰다.
재보험 출재는 국내 보험사들이 위험 분산을 위해 해외 보험사에 재보험을 인수시키는 거래를 말하고, 반대로 수재는 타 보험사의 위험을 재보험 계약을 통해 인수하는 것이다.
환율을 감안하면 27억달러 정도가 재보험 계약으로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는데도 제대로 된 외화 유출입 규제가 없다는 점.
특히 지난해 7월 한화손해보험(000370)·제일화재·흥국화재(000540) 등이 RG보험(선수금환급보증보험)의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해외 재보험에 가입했는데, 해당 재보험사가 서류상에만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로 밝혀져 1000억원에 이르는 피해를 보는 등 이벤트 리스크에도 노출돼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1998년 재보험 자율화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해외 출·수재를 통한 외화유출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본적이 없었다"면서도 "자율성에 기인하고 국내 우선출재제도가 폐지되면서 국내에서 보유할 수 있는 물건인데도 불구하고 해외출재해 필요외적인 외화유출을 유발한 점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도 "정보력 부재 등으로 국내 보험사들의 언더라이팅(보험심사) 능력이 성숙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며 "더 문제가 되는 점은 재보험사 리스팅제도가 존재하지만 리스크를 방지하기에는 기초적인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나라들이 간접적인 규제안 등을 통해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우리나라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주요국, 감독청 보고 등 간접규제 도입
실제 해외 주요국들을 살펴보면 해외 재보험 출·수재와 관련해 각국 상황에 맞는 간접 규제안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영국은 출재사가 원수보험료의 20% 이상 출재할 경우 금융감독청에 그 내용을 설명하도록 돼 있다.
미국은 비인가재보험자에게 책임준비금 해당액에 대해 담보설정을 규정했다. 일본은 자율적이지만 출재사가 재보험을 출재한 모든 계약내용을 금융감독청에 제출하도록 해 자연스러운 자제를 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5월 국내보험사로 하여금 사전에 재무건전성이 확인된 적격 재보험사와만 거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재보험사 리스팅 제도를 도입해 시행중이다. 하지만 이 제도는 지난해 7월 사고 발생으로 인해 급격하게 만들어진 제도로 현 상황을 대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시장 정보 등 국내 보험사들의 언더라이팅(보험심사) 능력이 아직까지는 미숙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애초 물건을 국내에 맡기기보다는 해외에 내보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PIIGS 국가를 비롯한 유럽경제 불안, 중국경제 과열 논란 등으로 재보험 시장에 얘기치 못한 대형 사고가 닥칠 수도 있다" 라며 "금융당국은 불필요한 해외 물건 보유와 해외 출재량이 적절한지에 대해 검토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당국 "직접규제 대신 거래 안정성 보완책 강구"
금융감독당국은 거대한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재보험 특성상 출·수재와 관련해 직접적인 규제를 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담보력 확충을 통한 국내 보유 확대 ▲국내 원수사간 상호출재 확대 ▲원수보험료 중심의 외형 확대 경쟁 지양 등을 통해 필요 외적인 출·수재 거래를 방지하고 국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거래 안전성을 위해 재보험 모범규준 세부규칙을 새롭게 보완하는 등 보험사 자체적으로 언더라이팅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재보험 모범규준을 살펴보면 `보험사는 당해 회사의 재보험 규모, 복잡성 및 리스크 노출정도 등을 고려해 효율적인 재보험 관리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라고만 명시돼 구체적인 관리 방안이나 리스크 노출 정도 따른 위험 기준 등에 관한 내용이 전무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개별사에 따라 처한 상황이 달랐기 때문에 모범규준에 지침을 마련하라는 수준으로만 나와 있었지만 시장이 성장하면서 위험방지를 위해 세부규칙을 보완해 구체화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실무자들과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려사항 중 하나는 호주처럼 특정지역이나 보험사에 일정량 이상 집중되지 못하도록 권고사항을 추가로 넣는 것"이라며 "호주의 경우 25%를 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확실한 것은 없지만 내년에는 보다 구체화된 내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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