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이미 미국에선 손님을 태우고 스스로 운전하는 택시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됐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자율자동차 웨이모(Waymo)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상용 자율주행차 서비스 ‘웨이모 원(Waymo One)’을 개시했다.
구글의 자율주행차 택시는 크라이슬러 미니밴 ‘퍼시피카’ 모델이다. 웨이모 원을 이용하려면 우버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앱을 통해 호출하면 된다. 목적지를 입력하면 자율주행차가 목적지까지 운행한다. 초기에는 피닉스시 주변 160㎞ 반경에 국한해 약 400명의 제한된 고객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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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자동차기술학회(SAE)는 자율주행차의 발달 수준을 여섯 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레벨0이 일반 자동차라면, 레벨1은 어드밴스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긴급제동시스템(AEB) 차간 거리 유지 시스템(HDA),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LDWS), 차선 유지 지원 시스템(LKAS),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등 운전 보조기능을 장착한 자동차다. 레벨2는 레벨1의 기술 2가지 이상이 동시에 작동한다.
레벨3부터는 운전의 주체가 사람이 아닌 시스템이 된다. 자동차 시스템이 자체적으로 차량을 제어하면서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을 할 수 있다. 다만 자동차 스스로 차량을 제어하지 못할 경우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이 단계까진 사람 운전자가 반드시 탑승해야 한다.
레벨4는 고도 자율주행 단계다. 운전자의 제어가 필요없이 자동차 스스로 주변 환경을 파악해 움직인다. 그리고 레벨5 단계에선 아예 운전대가 사라진다.
웨이모 원 택시는 운전자의 조작 없이 스스로 운전(레벨4)을 할 수 있지만, 운전대 앞에 인간이 타지 않는 완전 무인차(레벨5)는 아니다. 웨이모는 자율차 프로그램이 오작동할 경우에 대비해 자사 엔지니어가 자율차 운전석에 앉아 상황을 모니터링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존 크라프칙 웨이모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블로그에 “자율주행 기술은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것”이라며 “우리는 탑승자의 편안함과 편의를 마음에 두고 조심스럽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2021년 스마트시티를 조성할 계획이고, 이곳에서 택시나 셔틀버스를 통해 자율주행 서비스를 도입할 것”이라며 “업계도 이 시점에 맞춰 자율주행차가 운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차는 먼저 플릿(fleet) 사업을 통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택시나 셔틀버스와 같은 영업용 차량들에 도입된 후 자율주행차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 일반 소비자들에게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에 비해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점이 늦는 것은 규제 때문이다.
국내 도로교통법은 ‘모든 차량 운전자가 조향장치(운전대)와 제동장치(브레이크) 등을 정확하게 조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도로에 진입하면 불법이 된다는 뜻이다.
정부는 지난달 ‘자율주행차 분야 선제적 규제 혁파 로드맵’을 내놓고 뒤늦게 규제 개혁에 나섰다. 2020년까지 운전자 범위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포함시키고, 2026년 이후에는 자율주행차 전용 면허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