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착취 시장화, 규모 파악 어려워…형량 낮은 것도 문제”

이재은 기자I 2024.08.28 11:03:16

추적단 불꽃,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언제 어떻게 피해자 될지 몰라…10대를 홍보책으로”
“초대 인증 후 딥페이크 제작 크레딧 제공하는 구조도”
“법정형 낮아 수사 미온적인 경우 많아, 처벌도 어려워”
“혐의자 중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자들도 꽤 있다”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최근 딥페이크 성착취로 인한 피해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N번방’ 사건을 알린 추적단 불꽃의 원은지 활동가는 “이 행위 자체가 시장이 되어 여러 불법 업체가 (딥페이크 성착취) 대화방들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위 내용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원 활동가는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N번방, 박사방 사건 피해자들은 물리적인 폭력이나 가해자와의 직간접적인 접촉이 있었기에 본인이 피해 발생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딥페이크 성착취 사건들은 언제 어떻게 피해자가 될지 모르는 정말 두려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텔레그램 내 딥페이크 성착취 제작 방에서 “딥페이크를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한다”며 “국내 청소년들이 이 포인트를 받기 위해 본인이 온라인에 홍보하거나 불특정 다수가 있는 대화방들에 불법 합성물을 공유하고 유포하는 사례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홍보 방식에 대해 “(10대들을) 전형적인 홍보책으로 쓰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을 초대해 ‘이 사람을 초대했다’고 인증하면 일정량의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딥페이크 피해자 명단이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온라인 피해이다 보니 지역을 특정해 나누고 해당 지역에서만 있는 일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가해자들은) 이게 돈이 된다는 걸 텔레그램 안에서 계속 실험했다. 그렇기에 이게 돈이 되는 이상 전국의 중고생들을 홍보책으로 쓰려는 업체들이 더 많아졌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한 방에서 결제를 한 번 한 사람들은 불특정 다수의 여성들의 딥페이크된 이미지가 공유되는 대화방에 입장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되기에 유포 규모는 걷잡을 수 없게 커진다. 그 안에서도 생태계 자체가 구축되는 것”이라며 “영상 또는 사진 외에도 이름, 나이, 생년월일, 신상정보, 사는 곳까지 함께 공유된다”고 했다.

원 활동가는 진행자가 ‘가해자 연령이 낮아지고 학교에 딥페이크 성착취가 퍼지고 있다. 이게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지 학교에서 교육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교육해야 한다. 그러나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디지털 성범죄 관련 교육 시수는 굉장히 적어서 일주일에 한 번, 1시간 이런 식으로 짧게 이루어진다고 한다. 예방 교육만 하기에도 벅찬 시간”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워낙 법정형이 낮다 보니 (수사기관의) 수사 태도 자체가 미온적인 경우가 많다”며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보고 끝난 사람들을 사실상 물증을 잡기 어렵기 때문에 처벌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에 대해서는 성폭력처벌법 14조의2로 처벌하는데 이는 ‘반포 등 목적으로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허위 영상물을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합성·반포’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아울러 원 활동가는 “딥페이크 관련 혐의로 잡힌 사람들 중 여죄를 더 조사해보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까지도 소지하고 있거나 유포한 이력이 있는 가해자들이 꽤 있다”며 “그렇기에 디지털 성범죄를 가볍게 딥페이크, 성착취 따로 볼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딥페이크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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