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후단체 ‘타이어 익스팅귀셔’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고탄소 배출 차량에 대한 역사적인 조치를 취했다”며“지난 28일과 29일 이틀에 걸쳐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7개국과 미국에서 사륜구동 SUV 차량 900여대의 타이어 공기를 빼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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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익스팅귀셔 측은 이날 구급차의 타이어 바람도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요크셔 응급구조대 소속 톰 하워스는 이날 타이어에 바람을 넣고 있는 모습과 단체 측이 남긴 전단지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축하한다. 당신들은 구급차의 타이어 바람을 빼내는 데 성공했다”고 비꼬았다. 차량에 구급차 표시가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전단지엔 “당신의 차량은 재난과 같은 기후위기를 불러온다.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지난 3월 설립된 이 단체는 부자들이 부를 과시하기 위해 타는 SUV가 기후위기를 낳는다고 비판해왔다. 이 단체는 지난 9월에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9개국에서 600대 이상의 SUV 타이어 공기를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기후단체들이 세계 각국에서 극단적인 방식의 시위를 이어가면서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엔 독일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한 여성이 도로 점거 시위를 벌이던 한 기후단체에 의해 통행이 제지 돼 결국 병원으로 후송되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는 이에 대해 “기후운동의 목적은 기후 그 자체가 아니라 지구에서의 품위 있는 삶이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반 고흐의 그림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를 끼얹는 등 세계 명화에 대한 기후활동가들의 테러가 계속되자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과 파리 루브르 박물관 등 92곳은 지난 15일 성명을 발표해 “활동가들은 대체 불가능한 작품들이 훼손에 취약하다는 점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