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우리에게 흔히 알려져 있는 영화 ‘존 윅’ 시리즈나 더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레옹’ 등을 되돌아보면 고독한 킬러들의 스토리는 위태롭지만 매력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불안정속에서 나오는 극중 캐릭터의 감정은 독자들에게 더 잘 녹아든다.
네이버웹툰 ‘킬러 배드로’는 킬러 이야기다. 앞서 언급했던 영화 ‘존 윅’을 연상시킬 만한 압도적인 주인공이 나온다. 그래서 매회차마다 액션 판타지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웹툰의 만듦새도 매우 높다. ‘싸움독학’, ‘화이트 블러드’ 등으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김정현(글)·임리나(그림) 작가가 만나 시너지를 키웠다.
김정현 작가의 경우 일본에서 만화를 전공해 현지 3대 출판사 ‘고단샤’가 주최하는 신인만화가상 ‘지바테쓰야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이력이 있다. 김 작가는 임리나 작가와 웹툰 스튜디오 ‘더스튜디오 파란’을 공동 설립해 운영 중으로 이들의 작품은 액션 작화가 특히 뛰어나다.
스토리는 자신을 배신한 조직을 와해하려는 주인공 ‘배드로’가 회춘해 복수하는 과정을 담았다. 단순한 스토리이지만 이 과정에서의 세밀한 설정들이 독자 몰입도를 높인다. ‘왜 주인공이 목숨을 걸고 복수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이유가 적절히 잘 담겨 있다.
노인의 몸에서 갑자기 청년으로 회춘한 배드로는 자신의 조직을 도장깨기 하듯 격파해 나간다. 노인의 말투를 지녔지만 신체는 청년, 재밌는 캐릭터성을 부여했다. 주인공 캐릭터들의 모델링은 대부분 미남 미녀여서 보는 재미도 있다. 반대로 빌런들은 빌런 특유의 특성을 잘 살렸다.
실제 초반에 등장하는 빌런 ‘팔초인’만 해도 무표정을 지녔지만, 킬러 작업을 시작할 때 급작스레 변하는 표정 등을 보면 등골이 오싹할 정도다. 잠깐 스쳐가는 초반 빌런이어도 그가 어떻게 살아왔고 왜 이 일에 나섰는지에 대한 스토리를 부여해 입체감을 줬다.
‘킬러 배드로’는 토요일 웹툰 중 인기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최근 국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은 특히 프랑스에서 주목받았다. 최근 프랑스에서 한정판 단행본으로 출간됐는데 지난 7월 ‘어메이징 페스티벌’에서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킬러 배드로’는 뻔한 킬러 이야기지만 완성도로 작품에 숨결을 부여한 웰메이드 작품이다. 작화만 봐도 눈이 정화되고 몰입도를 높여주는만큼 한 자리에 앉아 순식간에 몇 시간을 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 ‘재미’ 요소로만 보면 흠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