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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교는 이번 복원으로 옛 사진에 나타난 모습 그대로를 찾았다. 이전에는 돌기둥에 평평한 나무를 얹은 평평한 다리였다면, 복원을 통해 아치형 나무다리로 바뀌었다. 눈길을 끄는 건 나무 색깔이다. 흰색으로 칠한 나무는 얼핏 멀리서 보면 철제 구조물 같아 보이기도 한다. 정 주무관은 “흰색 나무가 낯설어 보일 수 있지만, 건천궁이 지어지던 고종때는 건축에도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다양한 방식의 재료들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본래 자리도 찾을 수 있었다. 취향교는 건천궁에서 향원정으로 건너갈 수 있는 다리로 북쪽에 세워졌다. 하지만 한국전쟁 때 파괴된 후 1953년 관람 편의를 위해 본래 위치가 아닌 향원정 남쪽에 세워졌다.
향원정은 건물이 전반적으로 기울고 목재 접합부와 기단 등이 헐거워 2018년 11월부터 보수됐다. 궁능유적본부는 향원정을 완전히 해체한 뒤 다시 조립했고, 섬 둘레에 있는 석축을 정비했다. 나무 부재는 10∼20%를 교체했으며, 건물 하부 지반을 보강하기 위해 말뚝 799개를 박았다. 발굴조사를 통해 1층에 있던 도넛형 온돌도 찾아냈다. 온돌은 보통 밭고랑이나 부챗살 모양으로 고래(구들 밑으로 난 연기가 통하는 길)를 설치하는데, 향원정은 가장자리를 따라 고래를 둬 난방이 바깥쪽을 중심으로 이뤄졌음이 드러났다.
이번 복원 공사를 통해서 향원정과 취향교의 건립 시기를 알 수도 있었다. 그간 향원정과 취향교는 정확한 창건연대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 1887년(고종 24) ‘승정원일기’에 ‘향원정’이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하면서 건립 연대를 1887년 이전으로 추정해 왔다. 이번 공사에서 실시한 목재 연륜연대조사를 통해 1881년과 1884년 두 차례에 걸쳐 벌채된 목재가 사용된 것이 확인됐다. 이에 문화재청은 향원정 건립 시기를 1885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궁능유적본부는 단청 안료에 대한 조사를 추가로 시행하고, 내년 4월부터 내부를 특별관람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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